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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른미래 혁신위원회, 우려 앞서는 이유


입력 2019.07.01 09:28 수정 2019.07.02 07:21        이동우 기자

바른미래의 역사는 계파갈등의 역사

혁신위 계파 간 대리전 우려 높아

반목 되풀이만 안 해도 쇄신 성공

바른미래의 역사, 계파갈등의 역사
혁신위 계파 간 대리전 우려 높아
반목 되풀이만 안 해도 쇄신 성공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3당의 국회정상화 협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3당의 국회정상화 협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8일 예고에 없던 혁신위원회 출범 소식에 카메라 기자들은 분주했다. 당은 공식 브리핑이 전파를 타길 원했다. 손학규 대표는 한 손에 혁신위원회 구성 명단을 들고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당 관계자들은 반대로 상기된 얼굴로 마지막 확인 작업을 하느라 바빴다.

모든 준비를 끝낸 손 대표는 혁신위원회 의결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깜짝 발표라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 위원 구성을 완료했다는 점이다. 손 대표가 당당해 하던 이유다.

그는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혁신위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출입 기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원장 인선만 한 달, 공식 출범을 두 차례나 연기한 탓이다. 긴장감이 한참 떨어졌다는 의미다. 두 차례의 질의응답이 오가더니 더는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브리핑은 그렇게 속전속결 끝이 났다.

일선 기자들뿐만 아니라 당원들 사이에서도 혁신위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서로 합의라도 한 듯 입 밖에 꺼내지는 않지만 이들은 혁신위가 ‘계파갈등’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그동안 반목을 목도한 학습효과다.

근거 없는 걱정으로 치부해 버리기는 그동안 당의 역사는 통합 이래 끊임없이 대립했다. 국민의당계과 바른정당계는 이념을 놓고 갈등했고,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는 지방선거 공천 문제로 싸웠다. 당권파와 퇴진파는 ‘손학규 퇴진’ 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혔다.

혁신위원회 구성 과정을 봐도 마찬가지다. 퇴진파는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요구했다. 당권파는 이를 거절하고 주대환 의장을 앞세웠다. 양측이 각 4명씩 위원을 추천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서로 간 반목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혁신위원회의 임무와 범위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정된 혁신위원회 규정 제10조를 보면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모든 혁신방안을 검토한다’고 정의하고 있지만 손 대표 퇴진 논의를 실제로 다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위원회는 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첨언을 하나 하자면 기대가 적으면 실망감도 덜한 법이다. 위원회가 서로를 상대로 싸움만 않는다면 그 자체로 당의 혁신이요, 쇄신의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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