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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송중기, 누가 진흙탕싸움을 부추기나


입력 2019.06.29 05:00 수정 2019.06.29 03:50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제3자들이 나서서 탈탈 털어댈 이유가 없어

<하재근의 이슈분석> 제3자들이 나서서 탈탈 털어댈 이유가 없어

ⓒ데일리안 ⓒ데일리안

처음엔 조용히 끝날 것 같았다. 송중기에 이어 송혜교 측에서 이혼 소식을 알렸고, 자세한 내용은 사생활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혼에 대해선 합의가 끝났으며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조정만 남았다고 했다. 두 사람 다 잃을 게 많은 톱스타이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정리가 될 걸로 예측됐다.

그런데 의외의 국면이 나타났다. 한 매체가, 송중기가 송혜교와 상의하지 않고 이혼조정을 일방적으로 신청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송중기가 먼저 이혼 소식을 알린 것 때문에 누리꾼 사이에서 많은 추측이 오가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이런 보도가 나왔으니 활활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해당 매체는 이것이 송중기 측 관계자가 전한 말이라고 보도했다. 아무 말도 안 하겠다는 초기 입장과는 달리 어느 정도의 메시지를 흘린 것이라고 사람들은 해석했다. 이 내용은 두 사람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었으며 송중기의 불만이 크다는 추측을 유도한다.

심지어 송중기 측 관계자라는 사람은 "송혜교 씨에게 '결혼생활과 이혼배경 등 거짓말을 유포하면 모든 걸 공개할 수 있다'는 주의를 주려는 의도"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해당 매체는 이것을 ‘일종의 경고’라고 해석했다.

이런 식의 보도가 나오면 이미 찌라시와 소문에 의해 누리꾼들 사이에 퍼진 인식이 더 강화된다. 한 쪽이 드라마 상대역과 바람을 펴서 가정이 깨졌을 거란 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확실한 사실로 단정하는 분위기에 그것을 부채질하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여기서 송혜교 측이 맞대응하거나, 송중기 측이 더 나간다면 상황은 진흙탕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것은 정말 무익한 공방이다. 어차피 남의 부부지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지금 사람들은 드라마 상대역과의 바람설을 사실로 믿지만 그 근거는 전혀 없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이유에 의한 갈등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금 나온 보도가 누군가의 언론플레이일 수도 있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잘잘못을 가리는 싸움은 결론 없이 두 사람 모두에게 치명상만 남길 뿐이다. 이런 무익한 싸움에 끌려들어가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문제는 사람들과 매체가 그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이런 저런 추측을 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댈수록, 매체들이 이 커플의 내밀한 부분을 파고 들어갈수록, 이 두 사람도 자기방어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고 그런 게 결국 진흙탕 공방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된다.

그래서 이들의 부부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추측, 찌라시의 범람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인터넷의 과잉 열기를 다독여야 할 언론마저 관계자라는 사람의 말을 빌려 오히려 기름을 끼얹고 있으니, 이게 과연 정상적인 상황일 걸까?

남의 부부생활이고 사생활이다. 당사자들이 먼저 밝히지 않았는데 제3자들이 나서서 탈탈 털어댈 이유가 없다. 아무 근거 없는 찌라시에 휘둘릴 이유도 없다. 남의 사생활은 당사자가 스스로 밝히는 것 이상의 영역에 대해선 관심 끄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예민한 시기에 언론이 사생활 캐기의 선봉에 서면서 ‘관계자’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자극적인 보도를 내는 건 부적절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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