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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너마저”… 임상 악재에 제약·바이오 '휘청'


입력 2019.07.01 06:00 수정 2019.07.01 08:24        이은정 기자

리보세라닙 3상 임상 실패 소식에 에이치엘비 주가 폭락

임상 순조롭게 진행 중인 기업들도 많아 섣부른 우려는 금물

리보세라닙 3상 임상 실패 소식에 에이치엘비 주가 폭락
임상 순조롭게 진행 중인 기업들도 많아 섣부른 우려는 금물


연이은 임상 관련 악재에 제약바이오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이은 임상 관련 악재에 제약바이오주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이은 임상 관련 악재에 제약바이오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임상 이슈의 경우 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와 직결되다 보니 부정 이슈와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덩달아 걱정이 늘었다.

지난달 27일 에이치엘비는 위암 치료제 신약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분간 리보세라닙의 출시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리보세라닙은 말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마무리한 뒤 연내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overall survival)이 최종 임상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코스닥시장에서 급락세를 타기 시작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5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선천성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임상 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이 돈 메지온도 같은날 주가가 28.2% 하락하며, 지난 1월17일(종가 기준 8만1500원) 이후 5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휘청거렸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제제 ‘펙사벡’의 임상 3상 데이터를 관찰하고 통제하는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연내에 안전성 및 종양반응률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무용성 진행 평가를 발표한다.

헬릭스미스는 VM-202(당뇨병성신경병증 신약물질)의 미국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가만 보고 섯부른 판단 지양해야

리보세라닙의 임상 실패를 놓고 아직 희망을 버릴 시기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진출은 무산됐지만 다른 의약품과 병용 임상으로 재기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에이치엘비는 추가 데이터와 생존 환자를 분석해 오는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잇따른 악재로 제약바이오업계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신약개발전문기업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후 미국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이 지난 21일 미국 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낮시간대 졸림증을 겪는 성인 환자들의 각성 상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오는 11월 FDA 판매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임상 3상까지 마친 뒤 지난해 말 FDA 신약 판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중인 '레이저티닙'은 국내 임상 1·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고, 미국 폐암환자대상 임상1상 시험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에 임상 실패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 같다"면서 "일부 기업의 임상 결과치 미달이나 실패 루머로 인해 업계 전반에 대한 평가가 낮아져서는 안된다.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의 판단 기준이 주가에 한정되는 분위기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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