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바이오사, 악재 폭탄에 IPO ‘눈치’···SK바이오팜 이름값 할까


입력 2019.07.01 06:00 수정 2019.07.01 10:18        백서원 기자

이틀 만에 KRX300 헬스케어지수 4% 넘게 빠져…신라젠 주가 14%↓

SK바이오팜, 인보사 사태에 상장 속도 늦춰…“기업가치 최소 5조”

이틀 만에 KRX300 헬스케어지수 4% 넘게 빠져…신라젠 주가 14%↓
SK바이오팜, 인보사 사태에 상장 속도 늦춰…“기업가치 최소 5조”


경기도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SK(주) 경기도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SK(주)

올해 상반기 바이오업체 IPO가 주춤했던 가운데 하반기 바이오사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바이오기업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하반기 IPO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기업가치가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대비 1.55%,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1.13% 내려앉았다. 이들 지수는 전날인 27일 하루에만 각각 2.73, 2.23% 떨어졌다. 코스닥 주요 바이오 기업의 임상3상 시험에 대한 논란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시가총액 7위인 에이치엘비는 신약 후보 물질인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메지온의 경우 희귀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이 임상에 실패했다는 풍문에 전날 주가가 폭락(-28.02%)한 뒤 이날은 23.82% 하락했다. 이틀 전만 해도 1조원을 넘었던 시총은 절반 가량 쪼그라들었다.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신라젠도 하락세(-5.54%)를 이어갔다. 주가는 전날에도 8.25% 내려 이틀 만에 약 14%가 빠졌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미국 임상3상을 진행 중인 헬릭스미스는 11.08% 급락한 채 마감했다. 헬릭스미스 역시 전날에만 5.01% 하락한 상태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문제가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기대에 못 미치는 임상3상 진행으로 바이오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결국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 IPO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사 15곳이 신규 상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압타바이오·셀리드·지노믹트리·이노테라·수젠텍 등이 상장했다. 올해 하반기 중 상장이 예상되는 바이오 기업으로는 SK바이오팜·티움바이오·TS트릴리온(이전상장)·SCM생명과학·아벨리노랩·메드팩토 등이 꼽힌다.

그 중 최대어로는 SK바이오팜이 꼽힌다. SK바이오팜은 SK(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회사다. 현재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해 실사 중이다.

다만 SK바이오팜은 코오롱 인보사 사태를 의식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차단한 뒤 상장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신약 검증 등으로 상장 속도를 늦추면서 연내 상장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SK바이오팜은 오는 11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신약판매 허가를 내주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파이프라인 가치가 4조~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이다.

업계에서는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허가가 확정되는 시점이 SK바이오팜의 공모 청약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세노바메이트의 전신발작에 대한 치료 효과 입증을 위한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오는 2023년 전신발작에 대한 임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FDA 승인 후 90일 뒤에 제품 상용화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1분기를 목표로 제조 및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이 시기를 전후로 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종합 제약사로의 변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8개의 중추신경계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인정 여부에 따라 시장 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사의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직접 판매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게 가져가도 좋다”고 분석했다.

그 외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기업 티움바이오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IPO에 도전한다. 올 하반기 상장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코넥스 상장사인 TS트릴리온(옛 탈모닷컴)은 이르면 9월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다. IPO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다. SCM생명과학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중 기술성 평가 심사를 받고 늦어도 다음 달 중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외에도 아벨리노랩, 메드팩토 등이 하반기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아벨리노랩의 경우, 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인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 시장 입성을 허용해 주는 특례상장 제도다. 메드팩토는 2면역 항암제 신약 개발업체로, 아벨리노랩과 함께 삼성증권이 IPO 주관사다. 메드팩토는 앞서 기술성 평가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종의 투자 심리가 당분간 큰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에 따라 선별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지온과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 신라젠 무용성 평가가 모두 확인되기 전까지는 투자 심리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며 “임상데이터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마일스톤이 예상되는 기업에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마일스톤은 임상 단계 진행에 따라 받는 단계별 기술료를 말한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