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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후광 잃은 CJ ENM?···미디어 대장주 명예 회복 언제쯤


입력 2019.06.27 06:00 수정 2019.06.27 05:56        백서원 기자

합병법인 출범 이후 약 1년 만에 40%↓…코스닥 시총 2위 자리 뺏겨

540억 투입 아스달 연대기’ 후폭풍…테마파크 사업·카카오M 등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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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라이브시티의 아레나 공연장 조감도.ⓒCJ CJ라이브시티의 아레나 공연장 조감도.ⓒCJ

미디어 대장주인 CJ ENM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7월 CJ오쇼핑 합병 법인 출범 이후 28만원선을 넘겼던 주가는 약 1년 만에 40% 가량 빠졌다. 드라마 콘텐츠 기대감 하락, 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했다. 여기에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M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생태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CJ ENM은 전장 대비 0.35% 내린 1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 12일 24만7600원이었던 주가는 약 3개월 만에 31.46% 하락했다. 이달에만 9.49% 빠지는 등 52주 신저가도 새로 썼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면서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CJ ENM의 올해 1분기 미디어 영업이익은 드라마 콘텐츠 투자 확대에 따른 상각비와 인건비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줄어든 13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제작비 약 540억원을 투입한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이 드라마를 제작한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최대주주인 CJ ENM 주가도 내려앉았다. 결국 지난 17일에는 신라젠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빼앗겼다. CJ ENM은 최근 3개월여 간 시총 2위 자리를 고수해왔다.

합병 시너지효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도 주가 부진을 이끌었다. CJ 오쇼핑과 CJ ENM은 지난해 1월 커머스와 콘텐츠 역량에 집중하겠다며 합병을 선언했다. 당시 글로벌 증권사 CLSA은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시너지가 없을 것”며 매도 의견을 냈다. 합병 전 28%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18.73%까지 감소했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M의 덩치 부풀리기도 잠재적인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M은 올해 CJ ENM 출신 김성수 대표를 카카오M 대표로 영입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까지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소속 임원 및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카카오M은 그간 연예 기획사들을 사들이며 엔터 몸집을 키웠다. 인디레이블·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해 운영하는가 하면, K팝 콘텐츠에도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M을 발판으로, 소속 연예인들을 내세운 드라마 제작과 K팝 등 폭넓은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M이 CJ ENM처럼 종합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 기존 시장에 긴장감을 키운 가운데 CJ ENM도 여러 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전면 유료화, 총 1조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될 예정인 CJ라이브시티 사업 등이다.

CJ 라이브시티는 고양시 한류월드 부지에 조성되는 융복합 테마파크다. 아레나 공연장과 쇼핑시설,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2024년 완공을 계획 중에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현재로써는 미래 손익분석이 불가능한 CJ라이브시티 사업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 이후 CJ ENM의 주가 하락은 핵심사업인 미디어·콘텐츠와는 이익사이클이 다소 상이할 수 있는 홈쇼핑과 게임(지분법자회사 넷마블) 등에 투자해야 한다는 고민, CJ 라이브시티의 성공 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홈쇼핑 투자에 대한 고민은 미디어-커머스간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면 해소될 문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CJ라이브시티가 국내 1~2위 테마파크인 에버랜드 및 롯데월드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CJ ENM이 생산하는 다양한 콘텐츠들과 연계한 굿즈 판매가 가능해져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다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은 CJ ENM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 2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미디어사업의 성장성은 기대된다는 평가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미디어사업의 콘텐츠 상각비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으나 방송 부문에서 외형 성장은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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