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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취임 1년...혁신 속도 내는 LG


입력 2019.06.26 06:00 수정 2019.06.26 06:10        이홍석 기자

실용주의 노선에 과감한 판단과 추진...신선한 변화의 바람

2년차 맞아 사업재편 속도...신성장동력 발굴-고객가치 강화도

실용주의 노선에 과감한 판단과 추진...신선한 변화의 바람
2년차 맞아 사업재편 속도...신성장동력 발굴-고객가치 강화도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미주지역에서 유학 중인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R&D) 인재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LG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미주지역에서 유학 중인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R&D) 인재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LG

LG가 4세 구광모 회장 체제 1년을 맞은 가운데 변화와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약관의 나이에 국내 4대 그룹을 맡으며 교차했던 우려와 기대가 이제는 후자에 더 무게가 쏠리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과감한 경영적 판단을 바탕으로 그룹 내 사업 재편을 신속히 진행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 등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하며 그룹과 계열사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1년간 사업 재편과 새로운 조직 문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면 이제 2년 차부터는 사업 재편을 통한 성과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미래 대응 전략을 구체화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40대 젊은 총수의 1년...과감한 결정과 빨라진 경영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5월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다음달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상무 직급이었던 그는 예상을 깨고 회장으로 수직 승진하면서 책임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에는 취임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내부에서 보내며 경영현안을 파악하고 경영 구상에만 집중하며 오너 교체에 따른 그룹 내부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주력했다. 6월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수행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9월 초 LG의 융복합 연구개발(R&D) 클러스터인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하긴 했지만 활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신년회 행사 등 공식적인 외부 행사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결정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공장의 베트남 이전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같은 결정도 그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구 회장이 젊은 40대 총수로서 과감성을 보여주는 대목은 그룹과 계열사들의 비주력 사업 정리다. 핵심사업이 아니고 필요하지 않다면 주력 사업 집중을 위해서라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경영 노선을 철저리 적용하고 있다.

이는 그룹 내 각종 사업의 청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LG·LG전자·LG CNS 등이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공동 투자했던 LG퓨얼셀시스템즈는 청산했고 LG전자도 수처리 자회사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 매각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접었고 LG이노텍도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 중단을 검토 중이다.

구 회장이 지난해 취임 첫 해임에도 외부인재를 적극적으로 수혈하고 젊은 인재들을 발탁한 것도 신속한 사업 재편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대표이사로 영입한 것을 비롯, 홍범식 베인앤컴퍼니 대표를 지주사인 (주)LG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으로 각각 발탁하는 등 적극적인 외부 수혈을 단행했다.

지난 4월 미국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한 것도 인재 확보에 대한 그의 의지가 잘 드러난다. 지난 2012년 시작된 'LG 테크 컨퍼런스'는 우수 연구개발(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해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LG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구 회장의 이러한 마인드가 그룹 전체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다소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직 문화도 개선되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실용주의 경영 노선을 바탕으로 신속한 사업재편을 위한 과감한 경영 판단이 그룹 전체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적당한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다소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위축될 수 있었던 적극적인 도전 정신이 되살아 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평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LG전자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LG전자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고객 가치 강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구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는 올 하반기부터 이러한 실용주의 경영 노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취임때부터 강조해 온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와 고객 가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은 중요한 요소다. 현재 LG는 전자(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화학(LG화학), IT·통신(LG유플러스·LG CNS) 등 전통적인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현 사업 구조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판단 하에 기존 핵심 사업을 넘어 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전장부품·로봇 등의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 외에 스타트업(신생벤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경영 행보의 일환이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 벤처캐피탈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자율주행을 비롯,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봇·디스플레이·소재·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구 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아젠다인 고객가치 강화도 주목되고 있다. 구 회장은 그룹 오너로서 처음이었던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30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고객 가치 강화를 중요시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제품 개발이나 이윤추구에만 매몰된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일깨워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LG그룹의 상반기 업적보고회에서도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고객 가치 제고를 수 차례나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 3월 진행된 LG그룹의 혁신성과 공유 행사인 'LG 어워즈‘에서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인 만큼 고객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LG가 지난 3월부터 매월 개최하고 있는 ‘LG포럼’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LG경제연구원이 매월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와 산업 트렌드, 사회 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럼 주제를 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심층 토론을 진행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구광모 회장이 보여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는 그 이전 세대 경영진들과 확실히 차별화된다”며 “40대 젊은 리더십이 앞으로 LG를 어떻게 변모시켜나갈지 주목되며 그 시작은 2년차로 접어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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