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트레일블레이저 막바지 꽃단장…GM 디자인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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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트레일블레이저 막바지 꽃단장…GM 디자인센터 가보니
    'VR 품평' 등 첨단 장비 집약…글로벌 SUV 트레일블레이저 디자인 주도
    미국 본사 워렌 스튜디오에 이어 GM 2대 디자인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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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26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VR 품평' 등 첨단 장비 집약…글로벌 SUV 트레일블레이저 디자인 주도
    미국 본사 워렌 스튜디오에 이어 GM 2대 디자인 거점


    ▲ 25일 GMTCK 디자인센터 VR룸에서 출입기자단이 디자인센터 소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한국GM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니 어느 새 생소한 차 안으로 들어와 있다. 손에 쥔 컨트롤러를 조작하니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까지 순식간에 위치가 옮겨진다. 시선을 돌리면 차안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다. 심지어는 클릭 한 번으로 트림별 내장 디자인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다.

    “트레일블레이저 어떤가요? 탈만 한가요?”

    25일 방문한 GMTCK(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디자인센터 VR(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 인테리어 VR 체험을 마치고 장비에서 내려오자 회사 관계자가 질문을 던진다.

    VR을 통해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트레일블레이저에 앉아 내부를 샅샅이 살펴본 순간이었다.

    비록 가상이지만 마치 진짜 차에 앉은 듯 생생했다. GMTCK 디자인센터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Global Creative Visualization)팀이 실제 디자인을 스케닝해 제작한 콘텐츠라고 하니 생생할 수밖에 없다.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는 익스테리어 VR도 마련돼 있다. 설정을 통해 시야 각도는 물론 전체 색상을 바꿀 수도 있고, 세계의 다양한 배경에서 차를 살펴볼 수도 있다. 미국에 실제로 있는 품평장을 배경으로도 설정할 수 있다.

    이 장비는 단순히 VR 체험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신차 개발 단계에서 디자인 변경 등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일종의 ‘가상품평’을 하는 용도다.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상당하다.

    GMTCK 디자인센터 관계자는 “가상품평은 비용을 많이 안들이고 빠른 기간 안에 디자인과 공간감 등을 확인하기에 유용하다”면서 “가상품평을 통해 디자인 콘셉트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고 버릴 부분은 버리고 컬러나 패턴 등 세세한 디자인 요소들도 다양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캐닝된 디자인 데이터만 있으면 타사 차량과 쉐보레 차량을 비교해 체험할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 25일 GMTCK 디자인센터 VR 스튜디오에서 출입기자단이 VR 품평 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GM

    VR 품평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세계 6개국에 위치한 디자인센터들간 협업에도 도움을 준다. VR 콘텐츠를 공유해 원거리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전에 미국측과 VR 콘텐츠를 공유해 세부 사양 등을 결정하는 데도 이 장비가 사용된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모델은 데이터를 미국에 보낼 수 있어 미국 품평장 느낌으로 디자인 리뷰도 가능하고, 이런 리뷰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 안에 맞춰나갈 수 있다”면서 “데이터 역시 빠른 시간 내에 만들 수 있어 스케치 이후 2~3주 안에 이런 VR리뷰가 가능하고 실제 모델 품평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게 차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차가 완성되기 전까지 자유롭게 디자인 방향 변경이 가능한데다, 데이터가 있다면 집에서도 차를 볼 수 있다고 한다. GM의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은 이미 집에서 차를 드레스업 하고 느껴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한국GM은 ‘2019 쉐보레 디자인 프로그램’ 행사를 열고 경기도 부평 본사에 위치한 GMTCK 디자인센터를 공개했다.

    GMTCK 디자인센터는 전세계 6개의 GM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중 미국 본사 워렌(Warren) 스튜디오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큰 디자인 스튜디오이며, 150여 명의 디자이너 및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GM 글로벌 제품 디자인의 핵심 거점이다.

    1983년 1월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내 디자인센터로 시작됐으며, 2002년 독립적인 센터 완공을 통해 현재의 디자인센터의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2014년에는 400억원을 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확장해 차량 개발 프로그램과 연계한 익스테리어 및 인테리어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과 모델링, 스튜디오 엔지니어링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체험한 VR 품평 장비는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그동안 쉐보레 스파크와 아베오, 크루즈 등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제품들이 GMTCK 디자인센터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탄생했으며 캐딜락(Cadillac), 뷰익(Buick) 등 글로벌 브랜드의 주요 모델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

    ▲ 25일 GMTCK 디자인센터에서 출입기자단이 쉐보레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다.ⓒ한국GM

    이날 방문한 GMTCK 디자인센터에서는 한국GM의 미래를 책임질 모델 중 하나인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센터 곳곳에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외장 디자인 이미지, 램프류, 목업(Mockup 실물모형) 등이 위장막으로 절반쯤 가려진 채 놓여 있었다.

    GMTCK 디자인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신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디자인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전세계 GM 디자인센터들이 제안했으나 한국 디자인센터의 제안이 채택됐다”면서 “클레이 모델 제작부터 양산제품 세부 디자인까지 한국 디자인센터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GMTCK 디자인센터는 자동차의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컬러와 디자인 품질, 사업운영팀 등 총 10개 분야의 정예팀으로 구성돼 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Exterior Design)팀에서 외형 디자인을 2차원, 3차원 화면으로 구현하며, 인테리어 디자인팀은 차량의 실내 크기를 그대로 재현한 틀 안에 내부 디자인을 채워 넣는다.

    여기까지는 '당연히 자동차 디자인센터에 있어야 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야지만 이 외에도 무려 8개의 팀이 더 있다.

    차량의 색상, 소재, 마감재를 디자인 개발에 적용하는 컬러 & 트림(Color & Trim)팀이라는 전문 조직이 있다는 게 새로웠다. 이 팀의 디자이너는 자동차 뿐 아니라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들까지 들여다보고 있었다. 시장 트렌드를 조사해 신차 마감재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그밖에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를 찰흙 등으로 입체화시키는 ‘스컬프팅(Sculpting)팀’, 디자이너가 제시한 디자인이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지를 검토, 지원하고 관리하는 ‘스튜디오 엔지니어링(Studio Engineering)팀’, 상품 디자인의 감성 품질을 담당하는 ‘디자인 퀄리티(Design Quality)팀’ 등이 GMTCK 디자인센터에 소속돼 있다.

    앞서 소개한 ‘VR 가상품평’이 가능했던 것은 ‘디지털 디자인(Digital Design)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Global Creative Visualization)팀’ 등 첨단 분야를 다루는 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디자인팀은 2D 자동차 디자인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3D 그래픽으로 구현, 디자인의 최종 결과물을 시각화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라이제이션팀은 각 디자인 단계를 이미지로 기록하고 디지털 디자인팀에서 만들어낸 3D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시각화 자료를 개발한다.

    그밖에 전체 디자인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차종별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전 과정을 총괄하는 프로그램 매니지먼트(Program Management)팀, 개발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최고의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예산 집행, 인원 배정 등 디자인 외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비즈니스 오퍼레이션(Business Operation)팀’ 등 지원부서들도 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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