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한국경제②] '법 위에 여론'…적폐청산이 불러온 기업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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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22일 14:01:59
    [거꾸로 가는 한국경제②] '법 위에 여론'…적폐청산이 불러온 기업 마녀사냥
    규제 철폐 등 정책적 지원보다 재벌개혁 수사에 맞춰져
    기업·기업인 사기 저하로 경영활동 위축으로 커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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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25 06:00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규제 철폐 등 정책적 지원보다 재벌개혁 수사에 맞춰져
    기업·기업인 사기 저하로 경영활동 위축으로 커지는 우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연합뉴스

    현 정부 출범 2년여간 기업들에 대한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규제 철폐와 투자 활성화, 노동 유연성 제고 등 정책적 지원보다는 재벌개혁과 적폐청산을 명목으로 내세운 사정당국의 수사와 조사가 진행되면서 경영활동 위축은 심화되고 있다.

    검찰·경찰·국세청·공겅거래위워회 등이 나서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와 조사에 나서면서 반기업 정서는 커지고 기업과 기업인들의 사기는 더욱 저하되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법과 규정보다는 국민감정이라는 여론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삼성에 대한 수사다. 최순실게이트로 시작된 수사는 삼성전자서비스노조를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가 가장 활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건만 해도 핵심인 분식회계 뿐만 아니라 증거인멸에 대한 부분까지 수사 영역을 계속 넓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은 20건이 넘는 사정당국의 압수수색을 당하며 부정적 기업이라는 낙인 효과가 찍혔다. 수사 건별로 한번에 이뤄질 수 있는 것들도 있었는데 반복적으로 수차례 진행한 경우도 있었다.

    사정당국은 수사나 조사때마다 새롭게 드러난 혐의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보여주기식으로 기업에 대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요즘 수사를 보면 정부가 삼성을 끌어내리고 이재용을 다시 감옥에 보내는 걸 경제민주화의 척도로 여기는거 같다"며 ”특정 기업과 오너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로 반기업 정서가 더욱 팽배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진행된 한진그룹에 대한 수사에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4월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이 알려지면서 본격화 된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가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진그룹은 검찰·경찰·관세청·법무부·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교육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해 11개 사법·사정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았다. 특히 오너 일가에 대해 5번의 구속영장 신청 및 청구가 모두 기각됐고 현재까지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업 총수였던 고 조양호 전 회장은 가족들을 향한 수사와 강성부펀드 등 행동주의펀드들의 공격에 의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 상실 등에 의한 스트레스로 병환이 깊어져 끝내 지난 4월 별세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사정당국이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수사와 조사의 경향이 나타나면서 기업과 기업인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에 있어서는 법과 원칙보다는 여론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수사 및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재계에서는 기업과 기업인들이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이에 맞는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하지만 이 또한 원칙에 의한 프로세스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너가라도 죄가 있으면 수사와 재판 절차에 따라 그에 맞는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 당영한지만 이 또한 정상적인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보여주기식의 망신주기는 아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사가 환자의 환부만 치료하듯 기업과 기업인들에 대한 수사도 잘못에 대한 혐의가 있는 부분만 단기간내에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사가 장기화되면 기업정서 등 악영향이 커져서 기업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악화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 사정당국 기관별로 따로 따로 수사나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며 “기업들에 대한 수사나 조사는 소환이나 압수수색 등 보여주기식은 최소화하는 등 보다 냉철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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