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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책 기조 유지하면 내년에도 경제 회복 어려워”


입력 2019.06.24 17:52 수정 2019.06.24 17:56        이홍석 기자

한경연, 역대 한국경제학회장 초청 특별좌담회 개최

소주성 폐기 등 정책 대전환 필요..미·중 무역 분쟁 리스크

“김상조 정책실장 기용 실패하면 대통령 책임”

한경연, 역대 한국경제학회장 초청 특별좌담회 개최
소주성 폐기 등 정책 대전환 필요..미·중 무역 분쟁 리스크
“김상조 정책실장 기용 실패하면 대통령 책임”


구정모 CTBC 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가운데)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개최된 특별좌담회에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구 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한국경제연구원 구정모 CTBC 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가운데)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개최된 특별좌담회에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구 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한국경제연구원
국내 대표 경제학자들이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변화하지 않으면 현 경제 하락세가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외 변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 폐기 등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보다 폭 넓은 인사를 통해서 이러한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개최된 특별좌담회에 참석한 46~48대 학회장들은 정부가 경제정책의 대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경제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46대 학회장을 지낸 조장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첫 발언자로 나서 “경기 하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책이나 해외 환경의 변화가 없으면 내년에도 이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현재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과 이란간 갈등으로 인한 유가 상승 가능성 등이 상존해 있음에도 정책적 변화가 없을 것 같아 비관적”이라고 우려헀다.

현재의 경기 하강 국면을 산업 구조 악화 측면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3년부터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만성적인 L자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47대 회장)는 “경쟁력 저하 등 심각한 산업구조 악화와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가 결합되면서 저성장 지속 추세가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잠시 반도체 호황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최근 정책 역량 부족과 겹치면서 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이는 상당부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48대 회장)는 “중국의 제 1수입국이 우리나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0%가 대중 수출일 정도로 중국은 매우 중요한 수출국”이라며 “미·중 무역 분쟁으로 가치사슬(밸류체인)의 변화가 일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난해 대중 수출 중 최종재 비중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중간재가 69%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높다“며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중국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정부의 정책적 대응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역 분쟁 등 대외적 문제는 할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 어쩔수 없다고 해도 정책 등 대내적 문제는 할 수 있음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현 정부 들어와서 성공적인 경제 정책이 하나도 없었다”며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 부동산 정책 등이 불확실성과 함께 경기 위축 효과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리스크로 자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분배도 경제가 잘 돌아가야 가능한 것으로 경제를 망치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금리인하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구 교수는 “이번에 나온 추경은 경제가 어려우니까 정부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한다는 인상”이라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 및 건전성 등 추경의 본질적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어 ‘언발에 오줌누기’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대두된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통화당국이 이미 재작년이나 작년에 단행했어야 할 것을 미국 눈치 보다가 늦장 대응을 하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물가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향후 1년 동안 2차례 정도 인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에 힘이 실렸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이 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지금은 무엇보다 기업투자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이 근본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투자 및 신산업 진출을 발목 잡는 규제 등 기업환경 전반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정책 방향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는 청와대가 경제정책에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 라인에 대한 인사를 조금 폭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최근 단행된 청와대 정책 실장 인사에 대한 언급과 함께 대통령 책임론이 함께 나와 눈길을 끌었다.

조 교수는 “청와대가 정책실장 자리에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며 “장하성·김수현에 이어 김상조까지 모두 같은 부류의 인물로 보다 심기일전하는 자세로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임명된 김상조 실장이 앞의 두 분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동안 다뤄온 재벌문제처럼 경제 문제를 다루면 실패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3번째 인사까지 실패하면 이제는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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