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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퇴직연금 자회사 기여도 '톱'


입력 2019.06.18 17:02 수정 2019.06.18 17:04        박유진 기자

농협銀, 퇴직연금 자회사 기여도 7%

계열사 덕 봤지만 수익률은 1.33%

농협銀, 퇴직연금 자회사 기여도 7%
계열사 덕 봤지만 수익률은 1.33%


은행권 2019년 1분기 퇴직연금 DB형 운용 현황ⓒ데일리안 은행권 2019년 1분기 퇴직연금 DB형 운용 현황ⓒ데일리안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자회사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B) 적립금 1조 이상 운용 은행 가운데 자기계열사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조사됐다. 전체 적립금 가운데 7%는 관계회사 등에서 제공된 실적으로 나타났다. 조사 은행권 전체 평균 3%를 웃도는 수치다.

농협은행은 전년도에도 자기계열사 거래 비중이 7%를 유지하는 등 경쟁 은행보다 내부거래 금액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사인 보험과 캐피탈 등과 거래를 맺고 연간 기준 수백억 원의 적립금을 조달받아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NH농협생명보험은 455억원, NH농협손해보험은 212억원, NH농협캐피탈은 81억원을 농협은행에 적립금 명목으로 맡겼다. 통상 DB형 퇴직연금 가입 기업은 임직원에게 줄 퇴직금의 80% 이상을 거래를 맺은 금융기관에 위탁·보관한다.

금융사 상품 출시 시 계열사 간 협업으로 실적을 올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또 대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 방지 차원에서 내부거래 비중을 엄격히 제한받지만 농협은 이 같은 규제에서 제외되는 점도 있다. 농협협동조합법에 따라 농협경제지주사의 자회사들은 농업인의 권익향상 차원에서 상호 내부거래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NH농협은행 본점ⓒNH농협은행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NH농협은행 본점ⓒNH농협은행


문제는 수익률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금을 지급받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게 이득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농협은행의 올 1분기 퇴직연금 수익률은 1.33%로 은행권 평균 수익률(1조 이상 적립금 운용사)인 1.3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 중이다. 금융사에 관리 수수료를 지불하고 1%를 오가는 연 물가상승률까지 빼면 큰 실익이 나지 않는 성적이다.

최근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등 '노마진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수익률 확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 내부거래뿐 아니라 외부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운용 성과를 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자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는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이 사실상 0%인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후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한 뒤 중소기업 등의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지난 16일 신한은행은 그룹사 차원에서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시행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 중 마이너스 수익을 낸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KEB하나은행 또한 지난 17일 개인 고객의 퇴직연금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연금통합포털' 등을 오픈한 상태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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