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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덕스 또 소환’ 엽기적인 류현진 투구수


입력 2019.06.18 00:03 수정 2019.06.18 07: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컵스전도 경제적인 투구로 이닝당 투구수 13.98

핀 포인트 제구로 그렉 매덕스와 유사한 투구

류현진은 매덕스를 연상케 하는 투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은 매덕스를 연상케 하는 투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32·LA 다저스)이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다시 한 번 특급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 승패 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종전 1.36이었던 평균자책점을 1.26으로 떨어뜨렸고, 이번에도 볼넷이 없었던 점이 위안거리다.

야구에서 볼넷은 가장 힘 빠지는 요소로 통한다. 일단 볼넷을 내줬다는 것은 최소 4개 이상의 투구가 이뤄졌음을 의미하며 투수의 투구수가 불어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멍하니 바라보다 수비 시간이 길어져 야수들의 피로도가 상승하는 것은 덤이다.

따라서 한미일 야구를 막론하고 볼넷은 투수가 가장 기피해야 할 기록이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급기야 ‘볼넷을 내줄 바에는 안타나 홈런을 맞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볼넷과 관련해 역사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류현진이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도전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뉴욕 메츠전에서 시즌 5호 볼넷을 허용한 뒤 3경기 연속이자 20이닝 동안 볼넷을 내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구도 아니다. 극강의 제구력은 스트라이크존을 넘나들면서 타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른바 ‘핀 포인트’ 제구다.

이렇다 보니 류현진을 공략해야 할 상대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고 들어와 배트를 내밀지 않을 수 없는데, 당연히 좋은 코스로 공이 오지 않아 빗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한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류현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이날 컵스전에서도 7이닝을 소화하며 던진 공은 고작 94개에 불과하다. 반면, 선발 맞대결을 벌인 컵스의 퀸타나는 5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져 희비가 엇갈렸다.

2000년대 이후 9이닝당 투구수 14개 이하 투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대 이후 9이닝당 투구수 14개 이하 투수들. ⓒ 데일리안 스포츠

투구수를 아끼면 몸에 누적되는 피로 또한 줄어들어 다음 등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 류현진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면서도 매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이유다.

컵스전에서도 경제적인 투구를 펼친 류현진의 올 시즌 이닝당 투구수는 13점대(13.98개)로 진입했다. 이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2015년 바톨로 콜론(13.90개)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3점대 기록 보유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계속해서 투구수를 줄여나간다면 이는 또 다른 역사가 되기 충분하다.

‘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를 다시 소환한 류현진이다. 매덕스는 현역 시절 매우 경제적인 투구로 유명했는데 타자를 현혹시키는 핀 포인트 제구로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투구에 능했다. 여기에 볼넷 허용도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여러 모로 올 시즌 류현진과 닮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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