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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급증… 다시 주목받는 천연물 신약 개발


입력 2019.06.16 06:00 수정 2019.06.16 06:29        이은정 기자

만성질환에 효과 좋아 국내서도 개발 활발

대량생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혀

만성질환에 효과 좋아 국내서도 개발 활발
대량생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혀


만성·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좋은 천연물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만성·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좋은 천연물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생명연장 보다는 삶의 질을 보장하는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만성·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좋은 천연물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초의 천연물 신약은 1982년 영국의 플레밍 박사가 푸른 곰팡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항생물질인 ‘페니실린(Penicillin)’이다. 이 푸른 곰팡이는 포도상구균의 번식을 억제해 전 세계 항생제 개발의 시초가 됐다.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개발된 175개의 소분자(Small molecule) 항암제 중 75%가량이 천연물이며, 대다수는 추출된 천연물이거나 천연물 기반 물질이다.

지난 2010년 승인된 새로운 소분자 화학 물질 중 절반은 천연물이었다.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유명한 타미플루(Tamiflu or Oseltamivir)도 팔각회향(Star anise)이라는 중국의 천연물질로 개발됐고, 아스피린이나 탁솔(Paclitaxel) 계열도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물질들이다.

일본에서도 천연물질로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됐는데, 대표적으로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메바로친’과 면역억제제인 ‘프로그랍’이 있다.

◆국내서도 천연물 의약품 개발 활발

식물 또는 동물 등의 천연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원재료로 하는 천연물 신약은 화학물질 의약품보다 독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천연물은 이미 경험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기록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비용이 훨씬 적은 편이다. 대부분의 천연물은 식품 섭취를 통해 성분 안전성이 1차로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Botanical drug’라는 의약품 분류를 새롭게 만들어 천연물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동양에서는 한방으로 사용했던 천연물 기반 의약품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은 이러한 천연물 신약의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현재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만 50개가 넘는다.

동아에스티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DA-9803(성분 상심자, 복령피)'을 비롯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성분 부채마, 산약)',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성분 목단피, 시호, 백지)',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DA-9701(성분 현호색, 견우자)' 등 4개 천연물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 천연물의약품은 '스티렌정(동아에스티)' '신바로캡슐(녹십자)' '조인스정(SK케미칼)' '시네츄라시럽(안국약품)' '유토마외용액(영진약품)' '레일라정(한국피엠지제약)' '아피톡신주(구주제약)' 등이 있다.

그러나 천연물 의약품 개발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동·식물의 성분에서 유래한 여러 복합물 중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는 단일 성분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물 의약품은 유효 성분을 매년 안정적으로 생산·추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상용화되기 위해선 동일한 함량에 동일한 효능을 나타내야 하는데, 천연물의 경우 성장 속도나 작황에 따라 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천연물 의약품은 만성 또는 난치성 질환 분야에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면서 “과거 천연물 의약품들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아 국내용 약으로 전락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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