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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경영복귀로 한진 삼남매 공동전선 구축하나


입력 2019.06.13 19:30 수정 2019.06.13 19:56        이홍석 기자

밀수혐의 집유 확정에 가사도우미 재판 벌금형 구형

여론 부담에도 경영복귀 빨라질 가능성...호텔로 복귀?

선 KCGI 공격 대응, 후 경영권 분할 단계적 논의 가능성

밀수혐의 집유 확정에 가사도우미 재판 벌금형 구형
여론 부담에도 경영복귀 빨라질 가능성...호텔로 복귀?
선 KCGI 공격 대응, 후 경영권 분할 단계적 논의 가능성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을 놓고 삼남매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일명 강성부펀드)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터라 그의 복귀 시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전날 명품 밀수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구속을 면하면서 그의 경영복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은 13일 오전 국적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산 명품 등을 밀수입해 관세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80만원을 선고하고 63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조 전 부사장은 유죄가 인정됐지만 집행유예로 구속은 면해 외부 활동에 큰 제약이 없는 상태가 됐다. 아직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으로 인한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재판이 남아 있기 하지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한 상태여서 1심 선고가 구속 이상의 형량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그의 경영복귀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한 동생 조현민 전무와 달리 걸림돌로 작용했던 재판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임원 선임 규정에는 구속 상태만 아니면 전과나 유죄 판결에 대한 제약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으로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집유 선고를 받고 풀려났지만 그 과정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가진 후 지난해 3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4월 동생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로 아버지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이 두 딸을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한 달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그동안 한진가의 사태로 악화될 대로 악화된 여론이 부담 요인이지만 조 전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법적인 문제만 없다면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사회와 주주총회까지 거쳐야 하는 사내이사와 달리 비등기임원의 경우 대표이사의 인사발령만으로도 가능하다. 결국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재가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이 그룹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 지난해 복귀를 시도했던 칼호텔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진가 3세 삼남매. 왼쪽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한진그룹 한진가 3세 삼남매. 왼쪽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한진그룹
하지만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삼남매간 경영권 분할이나 분리에 대한 논의가 바로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인이 된 부친의 한진칼 지분(17.84%) 상속을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도 문제지만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공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KCGI의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보유 지분을 15.98%까지 늘린 상태로 최근 이뤄진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복귀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는 등 경영권에 개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 오너가 보유 지분을 다 합해도 24.79%에 불과해 삼남매뿐만 아니라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 가족 모두가 합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우호지분 확보도 그 다음 수순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하더라도 우선 삼남매간 공동전선 구축을 통해 KCGI 공격에 대응해 경영권을 방어한 후 경영권 분할이 이뤄지는 단계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KCGI가 지분 확대 뿐만 아니라 오너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행보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며 “자칫 경영권 상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해관계를 떠나 일단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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