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질병'…게임업계 vs. 의료계 날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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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6월 27일 19:22:27
    '게임중독=질병'…게임업계 vs. 의료계 날선 대립
    게임업계 “게임중독 진단 기준 20년전 수준”
    의료계 “도파민 회로의 기능이상 동반하는 정신행동장애는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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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13 06:00
    이은정 기자(eu@dailian.co.kr)
    게임업계 “게임중독 진단 기준 20년전 수준”
    의료계 “도파민 회로의 기능이상 동반하는 정신행동장애는 질병”


    ▲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것인가를 놓고 게임업계와 의료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것인가를 놓고 게임업계와 의료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열린 스위스 제네바 정기총회에서 ‘게임중독(Gaming Disorder, 게임사용장애)’을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WHO가 게임이용 장애를 정의하기 위해 제시한 기준은 3가지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못 참으며 끝내지 못하는 경우와 다른 일상활동보다 게임을 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행위다.

    마지막으로 게임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 못 해 가족·사회적·교육적·직업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다. 이 모든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 관련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면 게임이용장애로 분류한다.

    이를 두고 국내에선 찬반이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인디게임협회, 넥슨 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등 5개 게임업계 종사자 단체는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게임 중독 논문들이 사용하는 중독 진단 척도는 1998년에 개발된 인터넷중독 진단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라며 “사회과학 연구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 개발자 및 종사자로서 게임 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기존의 게임중독 연구 가운데 상당수는 다소 오래된 진단척도 기준을 사용했다. 2013년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개발된 게임 중독 진단 척도 기준인 IGUESS가 대표적인 사례다.

    IGUESS 진단기준은 문항 수가 9개에 불과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잠재적 위험군으로 나오기 쉬운 구조라는 게 게임업계의 주장이다.

    앞서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 등도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공대위는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더불어 국내 도입 반대를 표명한다”며 “보건복지부 항의 방문과 국회의장 면담, 문체부 간담회 추진 등 본격적인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구 말이 맞나…첨예한 신경전

    의료계는 게임사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WHO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5개 단체는 “게임사용장애는 도박장애, 알코올사용장애와 같이 뇌 도파민 회로의 기능이상을 동반하는 정신행동장애로 심각한 일상생활장애를 초래한다”면서 “특히 두뇌 발달 과정에 있는 소아청소년기의 게임중독은 언어발달, 학업, 놀이, 교우관계에서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는 폐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게임 업계와 일부 정부 부처 등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과장해 소모적 공방을 주도하고 있어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게임사용장애자와 가족이 치료 기회를 놓치고 증상이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비방 중단도 촉구했다.

    또 “이미 게임사용장애에 관한 50여개의 장기추적연구와 1000편 이상의 뇌기능 연구 등 확고한 과학적 근거가 나와 있다”면서 “WHO의 결정은 그에 따른 건강 서비스 요구를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며 대다수 건강한 게임 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 찍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병원이 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 한다는 일부의 의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WHO의 판단이 그대로 수용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게임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국민 중 대다수가 게임을 즐기고 있어 게임은 곧 질병이라는 프레임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와 연구,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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