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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의 레트로 채용, 자필지원서에 우편접수…시대역행 vs. 성실성


입력 2019.06.12 14:49 수정 2019.06.12 18:28        김유연 기자

온라인 지원 동시에 자필로 지원서 우편접수

회사 인재상 '성실' vs 번거로운 지원절차

온라인 지원 동시에 자필로 지원서 우편접수
회사 인재상 '성실' vs 번거로운 지원절차


ⓒ오뚜기 ⓒ오뚜기

상속세 납부와 정규직 전환 등으로 '갓뚜기(God+오뚜기)'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오뚜기의 공채 채용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지원과 동시에 자필로 기재한 입사지원서를 우편으로 제출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지원자의 성실함까지도 평가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경영방침이지만, 이러한 채용 방식에 대해 일부 지원자들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오뚜기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지원서 접수 기간은 이날 오후 6시까지이다. 채용 부문은 영업, 생산기술, 연구개발, 마케팅, 패키지디자인, 구매, 총무 등이다.

전형 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 및 직무능력검사(온라인), 1차 실무면접 및 심층인성검사, 2차 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합격자는 6월 셋째 주에 발표하며 이들은 7월 중 최종 입사하게 된다.

오뚜기 신입사원 채용의 특징은 서류전형에서 인적사항을 온라인으로 등록한 뒤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자필로 작성, 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 신상을 적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자필로 작성하도록 해 '복사·붙여넣기'를 방지하고 지원자의 성실함을 까지도 평가하겠다는 의도다. 원서 사진도 풀을 이용해 붙여야 한는 그야말로 '복고풍' 이다.

이는 오뚜기가 추구하는 인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뚜기는 '예의범절', '절약', '배려'를 지닌 인재상을 추구한다.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서도 '성실하고 정직한 인재, 지적이고 적극적인 인재, 자기 계발에 힘쓰는 인재, 머리를 쓰고 땀을 흘리는 인재를 중심으로 공개채용에 의한 인재 등용만을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전문성', '글로벌', 성장동력' 등을 강조한 기업들과는 다른 인재상이다.

반면 일부 지원자들은 '아날로그식' 지원 방식에 불만을 가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입사지원서과 자기소개서를 출력해 기재한 후 우편으로 보내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또 자필로 기재하려다 보니 필기체, 작성 시간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대필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온라인 접수인데 자필로 작성하도록 해 '복사·붙여넣기'를 방지하고 지원자의 정성을 보기위한 의도이다"라며 "회사가 성실한 인재상을 추구하기 때문에 당분간 이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편한 채용 방식을 고수하면서 불만섞인 뒷말이 무성하지만 역시 오뚜기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실제 오뚜기는 지난해 '대학생이 뽑은 일 하고 싶은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반기 채용 시에도 8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오뚜기는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 상속세 편법 없이 전액 납부, 비정규직 없는 회사 등의 미담으로 '갓(God, 신)'과 오뚜기를 합친 '갓뚜기'라고 불린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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