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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로 유전자 치료제시장 불안…"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입력 2019.06.12 06:00 수정 2019.06.12 07:16        이은정 기자

국내 시장 인보사 파문으로 흔들…제2의 황우석 트라우마

정부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 필요

국내 시장 인보사 파문으로 흔들…제2의 황우석 트라우마
정부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 필요


‘인보사 사태’ 여파로 국내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위기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보사 사태’ 여파로 국내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위기다. ⓒ게티이미지뱅크

‘인보사 사태’ 여파로 국내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유전자 치료제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인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의 한국지점과 이우석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가자 이 대표가 코오롱티슈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환자들과 보험사 등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르면서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숙원법안이었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이하 첨단바이오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달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내놓으며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핵심법안인 첨단바이오법이 인보사 사태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첨단재생의료법은 약사법·생명윤리법·혈액관리법 등으로 흩어진 바이오의약품 규제를 일원화한 법안이다.

유전자치료제·줄기세포치료제·세포치료제 등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허가 제도를 유연화한 ‘맞춤형 심사’ ▲다른 의약품에 우선해 인허가 심사를 해주는 ‘우선 심사’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우선 제품 허가를 내주는 ‘조건부 허가’ 등을 시행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될 경우 신약 출시를 최대 4년가량 앞당길 수 있어 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컸다.

◆국내 주춤하는 사이 앞서 가는 글로벌 빅파마

국내 유전자치료제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해외 시장에서는 유전자 치료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최근 미국 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 스파크테라퓨틱스를 48억달러(5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파크는 지난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출시한 유전성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를 개발한 회사다. 노바티스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자 로슈가 이 회사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바이오의약품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3세대 치료제로 불린다. 사람의 유전자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내성이나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다른 치료제에 비해 월등히 좋다.

노바티스가 출시한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젠스마’는 환자가 평생 한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혁신적인 치료제다. 다만 1회 투약 비용이 210만달러(약 24억원)으로 매우 비싸다.

국내 기업들 중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제약사들이 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30일 중국의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

그린진에프는 지난 2010년 GC녹십자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치료제다. 제조공정 상 혈장 유래 단백질을 쓰지 않아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신라젠은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헬릭스미스도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보사 사태로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국내 유전자 치료제 연구 개발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004년 황우석 사태 이후 바이오업계는 잃어버린 10년을 보내야 했다”며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도 이제 막 상용화에 접어든 시장인 만큼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되면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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