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전환기정의워킹그룹 "北, 신빙성있는 공개처형 300회 이상 자행"


입력 2019.06.11 16:30 수정 2019.06.11 17:10        이배운 기자

한국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 발표

'공개처형 주민 일탈행위 억제하는 핵심수단'

탈북자 610명 진술 바탕 조사…83% '공개처형 목격 경험 있어'

北경찰 공개처형 집행후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 경고

한국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 발표
'공개처형 주민 일탈행위 억제하는 핵심수단'
탈북자 610명 진술 바탕 조사…83% '공개처형 목격 경험 있어'
北경찰 공개처형 집행후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 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불어넣고 일탈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공개처형을 300회 이상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북한 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11일 '살해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를 펴내 탈북자 610명이 진술한 북한의 참혹한 처형 문화 실태를 설명했다.

보고서는 1960년대 북한의 공개처형은 주민들이 군것질거리를 나누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는 등 '축제현장'과 비슷한 분위기였다는 진술이 있었지만, 현재는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불어넣어 일탈행위를 억제하는 핵심적인 통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전략센터(NKSC)조사를 인용해 "김정은 집권 후 평양에서 고위층 간부들에 대한 처형방법은 특히 잔인하다"며 "입소문을 통해 사회에 극도의 공포심과 경각심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JWG가 병행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3%는 북한에서 살던 중 공개처형을 목격했고, 53%는 북한당국에 의해 강제로 1번 이상 공개처형을 봤다고 응답했다. 공개처형을 목격한 가장 어린 때는 7세였고, 가장 많은 나이는 60대 후반 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가 수집한 신빙성 있는 공개처형 정보는 320건이며 이 중 294건의 정보는 총살 처형, 25건은 모두 2005년 이전에 벌어진 교수형, 1건은 유독성 화학물질로 처형한 것으로 분류됐다. 총살 방식으로는 3명의 사격수가 3발씩 3회 사격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언급됐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 표지 이미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북한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 표지 이미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공개처형이 주로 벌어진 장소는 강가와 강변, 공터 와 밭, 시장, 언덕, 산비탈, 스포츠경기장, 학교운동장 등 이었다. 모인 사람들의 규모는 '수백 명 정도'라는 진술이 가장 많았고, 상당수의 조사 참여자는 '천 명 이상 규모'라고 묘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다양한 수감시설들에서는 수감자들의 일탈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처형장면을 보게 하며, 2000년대 초반 노동단련대에 있었던 한 진술자는 3명의 여성에 대한 처형을 80여명의 수감자들이 지켜봤다고 진술했다. 당시 처형에 참여한 안전원(경찰)은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2000년대 말 군부대에서 벌어진 공개처형에서는 참관시킨 군인들에게 강제로 총살한 시신을 줄지어 밟게 하고,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가까이 총 맞은 부위를 들여다보게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당시 당간부로 일하던 한 진술자는 북한 당국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 사람을 산 채로 공장의 염산성 폐수에 던져 넣어 사망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자는 동료들로부터 이 공장에서 처형과 시체처리에 염산을 사용한 다른 사례들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의 조사에서는 비법거래 혐의로 처형한 시체 3구를 화염방사기로 소각했다는 정보가 있었다"며 "자동소총으로 여러 차례 사격한 후, 시체들에 기름을 끼얹고 화염방사기로 불을 붙였다는 진술이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또 다른 진술에 따르면, 어머니가 인신매매 혐의로 처형되고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자 당국은 2명의 어린 자식들을 보호자 조치 없는 상태에서 산골로 추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북한정권이 각 가정을 출신계층·성분으로 구분하고 등급을 낮추는 것은 '일탈행동을 하면 처벌 받는다'는 공포심으로 사회를 유지시키려 한다는 분석을 뒷받침 한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