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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맞은 이인영…소통력 '합격점' 정치력 '아쉬움'


입력 2019.06.08 02:00 수정 2019.06.08 04:12        고수정 기자

로키 행보로 野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인 대목 호평

국회 상황 진전 안돼 당 안팎 지적…'결단'에 주목

로키 행보로 野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인 대목 호평
국회 상황 진전 안돼 당 안팎 지적…'결단'에 주목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시험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시험장 밖에서 배회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20대 국회 제4기 여당 원내대표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다. 지난달 8일 취임 당시 이 원내대표 앞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으로 촉발된 여야의 극한 대치 정국을 풀어야 할 숙제가 놓여 있었다.

이 원내대표는 '경청'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공약처럼 당내, 야당, 언론과의 '소통'에 노력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당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인 대목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이를 위해 이 원내대표는 '로키(low-key) 행보'를 보여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의 인사 자리에서 "밥 잘 먹는 동생이 되겠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끌어내고, 지난달 12일 '짜장면 회동', 지난달 20일 '호프회동' 등을 진행한 것은 이러한 '로키 행보'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평소 "고집이 세다" "까칠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 원내대표 입장에선 작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원내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까칠하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가끔 어색한 농담을 할 때가 있지만 농담하는 횟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당정청 관계에서의 당 주도성과 장악성을 높이려는 행보도 당내에서 높게 평가 받는다. 취임 일성에서 '수평적 당청 구조'를 강조해왔던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국회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를 천명하며 당내 호평을 받았다.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당내 불협화음 없이 조직적으로 잘 굴러가게끔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정청 간의 관계 설정과 원내대표로서의 행보가 '민주당 컬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합리적인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달간 국회 상황이 한치도 진전되지 못했다는 점은 이 대표의 '정치력'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거의 매일을 비공개 회동,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나 원내대표와 협상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이 원내대표가 더이상 한국당에 밀려선 안 된다'는 말들이 나온다. '경청'하는 자세와는 별개로 강경론을 통해 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동참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 대표의 대야(對野) 메시지가 강해지고 있는 이유다.

그는 "저의 30일보다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100일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였다고 본다"(6월 7일), "국회 정상화를 외면하고 민생을 챙기는 척 코스프레 하다가 뜻대로 안되니 억지를 부린다. 너무 유아틱하다"(5월 30일)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정가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통 큰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이 달, 한국당의 요구 사항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그 '결단'에 정가의 시선이 쏠린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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