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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100만 코앞인데”...이통업계, 화웨이 ‘불똥’ 어쩌나


입력 2019.06.07 11:56 수정 2019.06.07 16:15        김은경 기자

해리스 美 대사, ‘안보’ ‘보안’ 언급...화웨이 제재 동참 내비쳐

“정부가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불확실성 빨리 해소되길”

해리스 美 대사, ‘안보’ ‘보안’ 언급...화웨이 제재 동참 내비쳐
“정부가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불확실성 빨리 해소되길”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100만명 돌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동통신업계는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첫 5G 상용화 국가’로서 하루빨리 커버리지를 구축해 망을 안정화하고, 관련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미국의 말을 듣고 이제껏 갖춰놓은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자니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데다가 여차하면 ‘불매’를 외치며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 중국의 압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다가는 행여 미국 시장이 막힐 수 있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5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5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달 24일 6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중순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통업계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가 ‘공개 압박’으로까지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5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5G 네트워크상의 사이버 보안은 동맹국 통신을 보호하는 핵심 요소”라며 “지금 내리는 결정이 앞으로 수십 년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5G 보안 측면에서 신뢰할 만한 공급자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기적 비용 절감은 솔깃할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으로 리스크와 비용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안보’와 ‘보안’을 언급하며 우리 기업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국내 이통3사 중 SK텔레콤과 KT는 유선망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머리가 아픈 곳은 LG유플러스다. LTE(4G) 때부터 화웨이 장비를 써왔고 5G망 구축에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다고 해서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사례와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계획대로 5G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화웨이 부스의 모습.ⓒ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화웨이 부스의 모습.ⓒ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는 결국 국내 통신업계뿐 아니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런 국제적 외교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한 기업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정부가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모두 봐야하는 입장에서 이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으로 정부나 관련 기관으로부터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에 대해 지침이 내려오거나 언질을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지금은 국내에서 유독 통신 쪽으로 화웨이 문제가 부각된 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사실 더 치명적이냐 치명적이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분야의 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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