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을지태극연습 많이 양보했는데…北매체는 '불평불만'


입력 2019.06.05 17:00 수정 2019.06.05 17:09        이배운 기자

훈련기간 대폭축소, 반격훈련 중단, 시뮬레이션 대체에도 "무분별한 도발행위"

"방어적 성격이라고 떠들며 변명해도 대결적 속심 드러나"

박휘락 "훈련강도 약화, 우리가 스스로 협상용 카드 내준 셈"

훈련기간 대폭축소, 반격훈련 중단, 시뮬레이션 대체에도 "무분별한 도발행위"
"방어적 성격이라고 떠들며 변명해도 대결적 속심 드러나"
박휘락 "훈련강도 약화, 우리가 스스로 협상용 카드 내준 셈"


지난달 30일 서울 강북구 미아역에서 열린 테러 및 화재 대응 종합훈련인 2019 을지태극연습에서 경찰 타격대가 경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강북구 미아역에서 열린 테러 및 화재 대응 종합훈련인 2019 을지태극연습에서 경찰 타격대가 경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방어적 성격으로 규모를 대폭 축소·조정한 '을지태극연습'을 마무리한 가운데 북한은 "무분별하고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를 벌였다"며 맹비난을 가했다.

정부가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북측의 '요구사항'은 좀처럼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5일 '위험한 군사적 도박놀음이 초래할것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당국과 군부가 이번 을지태극연습을 방어적성격·재난위기대응이라고 떠들면서 변명해도 대결적인 속심은 절대로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이번 을지태극연습은 명백히 평화념원에 찬물을 끼얹는 무분별하고 위험천만한 도발행위이다"며 "앞에서는 북남선언리행에 대해 운운하고 돌아앉아서는 불장난을 벌리는 남조선당국의 이중적 행태는 가리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민·관·군은 지난달 기존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대체해 을지태극연습을 시작했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예년보다 연습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기존의 연합훈련을 정부 단독으로 실시하면서 한미 연합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UFG 연습은 통상 7∼8일간 실시하고 태극연습은 5일 실시해왔다. 그러나 이번 을지태극연습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4일만 실시됐다. 전과 비교하면 훈련 기간이 3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또 기존 북한 핵심시설 700곳 선제타격 훈련이 제외됐고 전시대비연습은 컴퓨터 모의모델의 지휘소연습(CPX)으로만 진행됐다.

이에 대해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지휘소 연습만 하고 병력이 전시 임무수행을 할 실제 지형과 기상에서 훈련을 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연합작전수행능력을 유지하기 극히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2016년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2016년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외에도 한미 군 당국은 매해 봄에 실시한 '키리졸브연습'을 '동맹'으로 이름을 바꾸고 반격훈련을 생략했다. 독수리 훈련은 기존의 훈련이 대부분 중단되고 대대급 이하의 훈련만 부분적으로 시행했다. '쌍용훈련', '맥스선더', '비질런트에이스' 등 훈련에 대해서는 현재 공식 발표가 없지만 한미 각각 단독훈련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이같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매체는 지난 2개월간 '교착국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모든 것을 북남관계에 복종시켜야 한다', '진정으로 북남관계개선을 바란다면' 등 정세악화의 책임을 한미 탓으로 돌리는 기사를 잇따라 내놓으며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명분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핵위협 또한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유효한 '협상 카드'를 스스로 내버려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불리한 위치를 자초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플랜B'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뿐만 아니라 우리측의 협상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며 "핵협상 불발 시 우리도 한미공조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면 북한도 핵협상에 진지하게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측면에서 올해도 충실한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한미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며 "북한의 요구에 따라 훈련 강도를 낮춘 것은 우리가 스스로 유효한 협상카드를 내준 꼴이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