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유일한 총선전략은 “야당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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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6월 27일 11:12:42
    문 대통령의 유일한 총선전략은 “야당죽이기”
    <김우석의 이인삼각>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 없애 버린다…'대야 강경드라이브'
    '대통령의 남자' 양정철 원장, 유시민 '러브콜'…그 대통령을 뒷방으로 밀어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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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03 08:33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김우석의 이인삼각>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 없애 버린다…'대야 강경드라이브'
    '대통령의 남자' 양정철 원장, 유시민 '러브콜'…그 대통령을 뒷방으로 밀어내고 있어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 총선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너무도 중요한 선거다. 승패의 향배가 문제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 있다. 내년 총선은 국민에게 길을 묻고 공인은 받는 선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흥분한 민심은 따져 보지도 못하고 문재인 정부를 선택했다. 마당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필연적인 결과였다. 지난 대선은 문재인 정부를 믿어서가 아니고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능력, 비젼, 진정성을 입증하지 않고도 ‘반사이익’ 만으로 대권을 쥘 수 있었다. 그 이후 국민은 문재인 정부에 과거 정부에 없던 지지를 보내줬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2년이 지나 “이러려고 뽑아 준 것이 아닌데”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 ‘안보’, ‘소통과 통합’ 어느 것 하나도 하자가 아닌 것이 없었다. 참고 있던 국민은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민심의 일단을 보여주셨다. “이제 궤도를 수정하라”는 요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끔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노선을 더 강화하는 ’먹통정부‘가 돼가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은 안타깝지만 내년 총선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국민과 마찬가지로 문대통령 정부 핵심들에게도 내년 총선이 정말 중요하다. ‘식물정부가 되느냐, 기존의 지지를 유지해 국정의 주도권을 이어가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민심은 역시 스산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안철수, 유승민 등 다양한 세력이 한국당과 함께 한다면 총선은 필패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이 합류하지 않아도 패배는 기정사실이고 규모의 문제일 뿐이란 분석도 있다.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 동안의 국정기조를 바꾸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민노총 등 현정부 핵심지지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을 것이다. 결국 기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유일한 방법은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없애 버리는 것이다.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지금의 ‘대야 강경드라이브’가 그 결과다. “이렇게 가다가는 박근혜 정부의 운명을 따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대야투쟁의 동력이 되는 상황인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기밀유출 비호행태에 깊은 유감"이라며 한국당을 정면 비판했다.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다른 자리도 아니고 국정을 논하는 국무회의에서 야당을 원색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국정보다 더 우선순위를 두는 발언이었다. 이로 인해 정치권을 더욱 얼어붙었다. 이 정도면 대통령 스스로도 퇴로를 막은 것이고, 특히 야당에 대한 여당의 유화조치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야말로 결사항전(決死抗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가에서는 그 전략적 이유가 무엇이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시간이 좀 지나며 결론이 수렴되는 분위기다. ‘야당을 민심과 유리시켜 반사이익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국당을 강경투쟁으로 몰아 민심을 돌려놓고, 한국당에 정국파탄의 책임을 떠넘기는 전략이란 것이다. 앞에서 본 현정부의 처지, 상황인식과 맞아 떨어지는 분석이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누가 봐도 어린애 같은 전략이다. 자기가 잘 뛸 생각은 안하고 경쟁자의 길을 막고 다리를 거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어른스럽지 못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실리 면에서도 여권에 100% 손해다. 정국이 경색되면 처음엔 국민이 여야를 함께 욕하지만 길어질수록 책임을 여권에 돌리는 것은 어른세계의 상식이다. 그럼 누가 그렇게 ‘아마추어’적인 전략을 정하느냐가 궁금해진다. 첫째로 지목되는 사람이 조국수석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을 아껴 그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따른다는 소문이 많다. 이번에도 인사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받아온 ‘조-조라인’ 중 더 책임이 큰 조국 민정수석은 유임시키고, 조현옥 인사수석만 경질했다. 인사실패 뿐 아니다. 조국 수석의 비정상적인 SNS 활동 논란, 공수처 신설 고집 등 사법개혁파동 등 수많은 구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신뢰는 흔들림이 없었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을 능가하는 신뢰다. 여권 분위기에 밝은 사람들에 따르면 대통령의 조국 사랑은 거의 애인수준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발언 배후에는 국정이나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아마추어 정치인인 조 수석이 있다는 유추가 많다.

    더 큰 문제는 여당과의 엇박자다. 큰 선거가 있을 때는 대통령이 여당에 일정한 재량을 넘겨줘야 한다. 여당의 신임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이 국회정상화를 위해 일정한 조치를 준비했을지도 모르겠다. 여당이 대중정당이라면 그게 정상이니까 말이다. 그러려면 협상을 위한 최소한의 재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나서 모든 화해조치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런 분위기로 ‘강대강 대결’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부적절한 회동이 보도됐다. 궁지에 몰린 여권은 뉴스를 죽이기 위한 다른 카드를 고민했을 것이다. 곧 기회가 왔다. 한국당 정책위의장 정용기 의원이 연찬회에서 문 대통령을 김정은과 비교한 것이다. 여당과 그 위성정당들이 벌때처럼 공격했다. 문 대통령이 포문을 열었으니 범여권은 뒤돌아 볼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큰 선거를 앞둔 당·청간의 균열현상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심에 어긋나는 담합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균열은 ‘양-서회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양정철 원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양 원장은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지난 2년동안 외국을 떠돌던 양 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총선을 기획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씽크탱크의 장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친문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런데, 민주연구원장이 된 후 첫 행사인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에서 양 원장은 문 대통령을 ‘패싱’하는 발언을 했다. 임기의 반도 안 지난 문 대통령 앞에서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차기 대권주자들을 세우고 거론한 것이다. 대상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국 수석인데, 현장분위기와 내용을 보면 조국 수석은 끼워 맞추기고 유 이사장에 대한 러브콜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을 내세워 치룰 수는 없다’는 양 원장의 총선전략을 드러낸 것이란 이야기도 많다. 정말 반전상황이다. ‘대통령의 남자’가 그 대통령을 뒷방으로 밀어낸 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문재인정부 들어서고 난 후에 그는 ‘대통령의 남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상징성 면에서 충격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민주당과 양 원장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상식을 갖는 정치인이라면 ‘여권의 현재 인물과 기조로 총선에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노무현정부를 경험한 인사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무능했으나 소신이 분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무능과 무소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유일한 대선승리의 요인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사이익’이었다. 이를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무리하게 몰두하고, ‘야당파괴’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들불같던 반사이익이 힘을 읽고 있다. 그러니 여당인사는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정치신상’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대선에 필요해서가 아니라 총선 승리를 위해서 말이다.

    한국당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여권이 ‘화해의 손길’을 내 밀었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어느 수준에서 요구하고 어느 수준에서 양보할 것인지 골치 아팠을 것이다. 타협은 대체적으로 양보를 전제로 한 것이니 기존의 주장을 일부 거두어들일 수 밖에 없다. 명분없는 강경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여권이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국회에 들어가려해도 들어갈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이번 정권의 여권이 잘하는 ‘울고 싶은데 뺨때려 준 격’이다. 이제 야당은 부담감 없이 장외투쟁과 강경투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물론 필요하다면 강온양면 전략을 선택적으로 펼 수도 있다. 이미 청와대는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여당은 꼭두각시임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여권이 현재 기조만 총선까지 유지한다면 한국당의 총선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란 것이다. 국민은 한국당이 다시 ‘반사이익’으로 선거에 승리하는 일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그 이후 다시 평가하고 심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모적이고 퇴행적이다. 국민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한다. 모든 정당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조금 더 잘 한 정당의 손을 들어주는 정치 말이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고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 경제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파이를 계속 키우며 그 파이를 함께 나눌 수 있다.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미래다. 그게 ‘정상적인 정치’다. 문재인정부가 그런 미래를 작은 욕심 때문에 무시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제라도 제발 ‘정상적인 정치’로 돌아오길 간곡히 바란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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