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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프레임 전쟁'] 한국당, "못살겠다 갈아보자" 이끌 대표선수는


입력 2019.06.03 02:00 수정 2019.06.03 05:53        정도원 기자

지난해 지방선거는 '평화 프레임'에 손 못 써봐

"바람에 안 흔들릴 '뿌리깊은 나무' 필요" 주장

지난해 지방선거는 '평화 프레임'에 손 못 써봐
"바람에 안 흔들릴 '뿌리깊은 나무' 필요" 주장


'프레임 대(對) 프레임'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21대 총선이 열 달 앞으로 다가왔다. ⓒ데일리안 '프레임 대(對) 프레임'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21대 총선이 열 달 앞으로 다가왔다. ⓒ데일리안

'프레임 대(對) 프레임'의 정면 대결이 다가온다. 나라의 방향과 운명을 걸고 집권 세력과 자유한국당 중심의 보수 야권이 한 판 승부를 펼칠 21대 총선이 열 달 앞으로 다가왔다.

'프레임 전쟁'은 이미 불붙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대승으로 이끈 더불어민주당은 '평화 프레임'을 2월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준비해왔다. 2월 동계올림픽·4월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지방선거 전날 마침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만나면서 '프레임 설계'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서는 어떤 '프레임 설계'가 이뤄지고 있을까. 자유한국당 중진의원은 최근 풀린 '박근혜·최순실 녹취 파일'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연말 사면을 염두에 두고, 집권 세력에게는 타격이 가지 않으면서 야권만 분열시키도록 박근혜 전 대통령을 '리사이징'하는 작업이 아니냐"고 말했다.

'프레임'에는 '구도'와 '바람'이 포함된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통한 야권 분열 공작이 '구도'와 관련이 있다면, 한국당이 가장 우려하는 북풍(北風)은 '바람'이다. 한국당의 또 다른 중진의원은 "제주도에 남·북·미·중 대표를 모아 종전·평화 관련 '쇼'를 선거 직전에 연출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에 맞서는 한국당은 문재인정권의 경제실정을 겨냥해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전통적인 정권심판론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여당은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여당"이라며 "정책과 정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타이밍'에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쇼'에 허를 찔리지 않으려면,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인물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선거의 3대 변수인 인물·구도·바람 중에서 '구도'와 '바람'은 우리 노력대로만 되지는 않지만 '인물'만큼은 노력하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는 한국당이 전국적으로 궤멸에 가까운 참사를 빚었지만, 충남 홍성·예산에서는 두 군의 군수는 물론 충남도의원 선거도 4석 중 3석을 당선시켰다.

지역구 의원인 홍문표 의원은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큰 프레임 싸움으로 가게 되면 여당은 돈·권력·조직·정책·정보를 다 쥐고 있으니까 문제"라며 "답은 철저한 생활정치다. 생활정치를 하는 인물을 투명하게 공천할 수 있어야 저쪽이 어떤 수를 쓰던 우리가 선거에서 이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전국 총선은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투톱'이 이끈다고 해도, 권역별로도 지역에 착근해 지역민들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선수'를 세워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세훈·김태호 등 잠룡이 권역선거 중심돼야
무소속 이언주 영입·부산 출마설 끊이지 않아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자유한국당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2년 평가 및 대한민국의 미래' 토크콘서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자유한국당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2년 평가 및 대한민국의 미래' 토크콘서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총선에서 각 권역별로 집권 세력의 '바람' 몰이에 맞설 대표선수로 △서울 오세훈·홍정욱 △PK 김태호·이언주 △TK 김병준·김광림 △충청 정우택·정용기 등이 한국당 내에서 주로 화제에 올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역구 창설 이래 단 한 차례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험지 중의 험지'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자원했다.

본래 각 당협은 선거구 인구의 0.5% 이상의 책임당원을 모집하도록 돼 있다. 현재 각 지역구의 인구는 평균 20만 명 내외로 최소 1000명의 책임당원이 있어야 하며, '텃밭'인 영남권 주요 당협별 책임당원은 2000~6000명 수준이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이 광진을에 부임해보니 지역구의 책임당원 숫자는 채 500명조차 되지 않는 형편이었다. 이에 오 전 시장이 길거리에 파라솔을 펴놓고 직접 가두에서 입당원서를 받기 시작하자, 광진을 책임당원이 매주 수백 명씩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의 서울 선거에서의 '역할'이 벌써부터 기대를 받는 이유다.

부산에서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한국당 영입설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당의 한 3선 의원도 "그만큼 싸울 줄 아는 사람이 없다"며 영입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영도여고 출신으로 유튜브 채널 '이언주TV' 등을 통해 부산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김경수 후보에 맞서 불리한 '바람'과 '구도' 속에서도 인물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4·3 재·보궐선거를 한 차례 건너뛰었기 때문에, 총선에는 반드시 출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병준, 귀국 당일 대구行…영남대에서 특강
수성갑에서 김부겸과 대결설 '마음 굳혔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구에서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움직임이 변수다. 오는 4일 미국에서 돌아오는 김 전 위원장은 귀국 당일 곧바로 대구로 내려가 영남대에서 특강을 갖는다. 김 전 위원장이 TK(경북 고령)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움직임에는 정치적 시사점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이 대구 수성갑을 맡아 여권의 '잠룡' 김부겸 의원과 정면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에서는 예산·경제전문가로 문재인정권의 경제실정 백서 '징비록(懲毖錄)'을 펴낸 김광림 최고위원이 '못살겠다 갈아보자' 프레임 싸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인 출신으로 당 최고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경북도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강석호 의원이 '쌍두마차'를 이끌지 주목된다.

차기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해 '자기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이 선거전 진두지휘에 나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버티고 있는 대전·충청은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당 관계자는 "결국 총선의 전체적인 승패는 충청인이 결정할 것"이라며 "크고 작은 선거를 두루 치러본 충북의 4선 정우택 의원과, 최근 중앙정치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전의 재선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중심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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