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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오른 미·중 전쟁…속타는 해운사


입력 2019.06.03 06:00 수정 2019.06.03 06:03        조인영 기자

미중 25% 관세 부과로 중국발 미주향 물량 타격

대두 고율 관세는 하반기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벌크선사 '빨간불'

미중 25% 관세 부과로 중국발 미주향 물량 타격
대두 고율 관세는 하반기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벌크선사 '빨간불'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수출 화물이 선적되고 있다.ⓒ현대상선 부산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수출 화물이 선적되고 있다.ⓒ현대상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고되면서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1일부터 6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5%에서 최대 25%로 인상했다. 지난달 미국이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양국은 여러차례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립 구도가 가열되고 있다.

무역분쟁은 국내 선사들에겐 악재다. 관세 인상은 물동량 감소,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를 나타내는 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월 779포인트에서 4.7% 줄어든 742포인트로 감소했다. 프랑스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는 올해 미주 항로로 가는 총 물량이 전년 대비 8%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주 항로를 운영하는 현대상선과 SM상선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아시아~미주(북미) 화물 중 중국 화물 비중은 현대상선 52%, SM상선 72%다. 무역갈등 여파가 장기화될 수록 중국 물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

화주들은 급한대로 베트남, 필리핀 등 중국 외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실제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MSI에 따르면 중국발 미주 물량은 4월 누계 기준 7% 감소한 반면 아세안 국가는 18% 늘었다. 이에 일본 ONE은 동남아~미주 항로에 대한 서비스에서 베트남 하이퐁항을 추가했고 APL도 일본~동남아 항로 서비스를 늘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화주들이 중국 대신 아세안을 선택하면서 물류패턴의 변화가 이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벌크선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산 수입품 중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두(soybean)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2017년)은 9510만톤으로 전세계 교역량 중 65%를 기록했다. 이중 미국산은 3290만톤으로 중국 수입량의 35%를 차지한다. 중국 수요가들은 미중 분쟁에 대두를 미리 구매하거나 브라질산 대두를 상반기 집중 구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중국이 이달부터 미국산 대두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산 대두 수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미중 분쟁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 마저 둔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벌크선사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벌크선사들의 철강, 전력 등 주요 원자재 운송 비중이 높은만큼 중국의 경기 둔화는 치명적이다.

정영두 한국해양진흥공사 산업진흥센터장은 "국적 정기선사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양질의 화물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벌크선 시황이 침체기로 접어들 경우를 대비해 안정적인 영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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