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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김혁철 숙청설…김정은 '민낯' 드러나나


입력 2019.05.31 14:20 수정 2019.05.31 16:26        이배운 기자

하노이 결렬사태 책임 물은듯…'진작에 예견된 결과'

폭압적 독재실상 노출에 이미지 추락…인권문제 지적 거세질 듯

하노이 결렬사태 책임 물은듯…'진작에 예견된 결과'
폭압적 독재실상 노출에 이미지 추락…인권문제 지적 거세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하노이 결렬사태 책임 물은듯…'진작에 예견된 결과'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사태의 책임을 물어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노역형에 처하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등 외무성 실무자들을 총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숙청이 이뤄진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핵협상 회의론이 불거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조선일보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혁철이 지난 3월 외무성 간부 4명과 함께 조사받고 '미제 스파이 혐의'가 적용돼 처형당했다고 전했다. 또 김영철은 해임 후 자강도에서 강제 노역 중이고,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김정은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최고지도자의 결정에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수령절대주의 체제 특성상 김 위원장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대표는 "당국 차원의 공식적인 발표만 없을 뿐, 북한 내부적으로는 지난달부터 공공연히 전해진 사실 이었다"며 "노동신문이 최근 숙청사실을 암시하는 보도를 내놓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전열을 다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위인맞이환영단'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답방 환영 포스터 ⓒ위인맞이환영단 '위인맞이환영단'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답방 환영 포스터 ⓒ위인맞이환영단

김정은 '정상국가지도자' 이미지 구축 주력…협상력 재고 의도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매력공세(charm offensive)'전략을 펼치면서 '정상국가지도자'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해 왔다.

미국 주도의 대북최대압박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일으키고 남남갈등 및 한미공조 균열을 야기해 핵 협상 테이블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면서도 국제사회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부분적인 핵 보유를 인정받으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매력공세 전략은 실제로 어느정도 효력을 발휘하는 듯 했다. 지난해 11월 발족된 청년단체 '위인맞이환영단'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가 본 김 위원장님은 겸손하고 배려심 많고, 결단력 있고, 실력 있는 지도자였다"며 "저는 김 위원장님의 열렬한 팬입니다"며 조기 서울답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모여서 결성한 '백두칭송위원회'는 "김 위원장과 북한의 지도부, 국민들이 보여준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망은 가히 경이적이었다"며 "자주 통일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진정 어린 모습에 우리 국민 모두 감동했다"고 발표하며 전면적인 남북 교류협력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폭압적 독재실상 노출에 이미지 추락…인권문제 지적 거세질 듯

그러나 향후 외무성 실무진 숙청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은 설 자리를 잃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워싱턴에서는 비핵화를 대가로 김정은의 폭력적인 독재체제를 용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김 위원장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옹호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의원들은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흥광 대표는 "미국으로서는 자신들의 협상 파트너를 총살해 죽이고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북한이 곱게 보일 리 없다. 김정은의 이미지 타격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핵무기는 사실적인 위협인 만큼 대화 자체는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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