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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패싱' 으름장 놓지만…與 6월 국회 단독소집 가능할까


입력 2019.05.30 17:00 수정 2019.05.30 17:11        이유림 기자

민주당 단독으로 개회 가능…압박용·명분쌓기용

개회해도 성과 적어…정치력 부재 역풍 우려도

민주당 단독으로 개회 가능…압박용·명분쌓기용
개회해도 성과 적어…정치력 부재 역풍 우려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피켓을  세우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피켓을 세우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개 정당만으로 6월 국회를 소집하는 '한국당 패싱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의원워크숍을 열고 임시국회를 포함한 향후 정국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한 채 6월 임시국회를 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더는 국회 정상화를 늦출 수 없는 시기의 마지막 한계까지 왔다"며 "민주당은 6월초 국회 정상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31일)까지는 국회소집 요구안을 추진하겠다"며 "첫 번째는 한국당과 잘 협의해서 국회 정상화를 진행하는 것이지만, 그게 안 되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소집 요구도 가능하다. 그것도 안 되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시국회는 국회법 등에 따라 국회의원 재적 4분의1의 동의로 열린다. 민주당(128석)과 평화당(14석), 정의당(6석) 3당 공조의 경우는 물론, 민주당 단독으로도 개회는 가능하다.

이는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압박 수단인 동시에 민주당의 자체적인 명분 쌓기로 해석된다. 지난 연말부터 국회가 파행을 거듭함에 따라, 여야는 민생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독자적 국회 소집을 통해 '민생을 외면하는 건 한국당'이라는 프레임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 국회 의사일정은 기본적으로 교섭단체 간 협의가 관례다. '한국당 패싱'은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읽힐 수 있다. 더욱이 민주당이 강조하는 추경에 있어서도 한국당의 협조는 난망해질 수밖에 없다.

입법 성과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친여 정당만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더라도 각 상임위별로 다시 협의를 해야 하는데, 각 상임위에 포진한 한국당 간사들이 의사일정에 순순히 협조할 리 만무하다. 또 법안 처리의 최종 '골문'으로 여겨지는 국회 법사위원회의 위원장도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교섭단체 협의라는 관례를 깨고 무리수를 두면, 이후 스텝을 밟을 때마다 '날치기'와 비슷한 또다른 무리수가 거듭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내홍에 빠진 바른미래당도 변수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6월 국회 활동에 소극적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가 국회법에 따라 의사일정을 합의하는 절차가 이뤄지는 것이라 그렇게 (특정 정당 단독으로 국회) 운영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응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안 그래도 집권여당의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야당을 의도적으로 제외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했다.

최 평론가는 "선의로 해석하면 엄포를 놓은 거지만 실제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야당을 '패싱'하겠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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