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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해운-6] "마도로스 아디오스!" 디지털·환경에 승부 건 해운


입력 2019.05.31 06:00 수정 2019.05.31 06:18        조인영 기자

무인선박·항만 구축 위한 AI·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 기술 개발↑

황산화물·온실가스 등 환경 규제 강화…친환경 적극 대비해야

무인선박·항만 구축 위한 AI·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 기술 개발↑
황산화물·온실가스 등 환경 규제 강화…친환경 적극 대비해야


스크러버를 장착한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블레싱호ⓒ현대상선 스크러버를 장착한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블레싱호ⓒ현대상선

'선원 없이 목적지까지 운항하는 무인선박'
'화물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파악하는 기술'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선복량 확대로 외형성장을 추구해온 선사들이 이제는 4차 산업혁명, 글로벌 환경 규제 등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 맞춰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사람 없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로테르담항 RWG터미널처럼 스스로 운항하고 충돌을 방어하는 무인 자율주행 선박, 전세계 운임 정보를 통합한 플랫폼 서비스 등의 미래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무인선박·항만 구축 위한 AI·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 기술 개발↑

무인선박 기술은 선박의 운항과 통제를 완전자동화하는 것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센서기술, 로보틱스 등 4차산업 기술이 활용된다. 각종 상황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안정성'과 인건비를 해결하는 '경제성'도 갖추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자체 로드맵을 통해 2035년까지 원양 항해 선박을 완전 무인화하겠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화물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 역시 블록체인 기술은 실시간으로 화주, 선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물류상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의 운임 정보를 통합, 화주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관세, 운임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 비용을 낮추면서도 질적 서비스는 높이는 효과다.

현대상선 역시 사물인터넷으로 냉동 컨테이너의 현황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통제하는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기술 검증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만 유럽 등에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해운산업에 다수 접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도입 수준은 미흡하다는 진단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국내 해운사들도 해운물류산업의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 및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R&D) 확대를 고려해 봐야 한다"며 "산업혁명의 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 거래 투명성 확보 및 서류 작업을 간소화해 거래 당사자 간 신뢰도 상승과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산화물·온실가스 등 환경 규제 강화…친환경 적극 대비해야

디지털 기술 만큼 환경규제 대응 역시 해운업계의 주요 과제로 손꼽힌다.

가장 임박한 것은 황산화물 규제다. 선사들은 내년 1월부터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유의 황함유량 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반드시 낮춰야 한다. 선사들은 기존 고유황유 대신 저유황유를 쓰거나 황산화물을 0.5% 이하로 낮추는 스크러버(탈황장치)를 다는 방법이 있다. 황함유량이 거의 없는 LNG연료를 쓰는 LNG추진선도 대안 중 하나다.

ⓒ한국선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선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저유황유는 초기 투자비는 없지만 고유황유 보다 1.5배 비싸다. 당장 올 4분기부터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급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각 선사들이 정유사로부터 물량을 제 때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운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스크러버(Scrubber)는 일단 장착하면 저유황유 보다 저렴한 고유황유를 쓸 수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규모에 따라 많게는 100억원 이상의 설치 비용이 든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선사들의 선택은 엇갈리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는 일부 선박을 제외하고는 저유황유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MSC는 120여 척의 선대에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로 했다. 향후 저유황유 수급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MSC는 작년 9월 삼성중공업에 컨테이너선 6척을 LNG연료 선박으로 발주했다가 같은 해 11월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프랑스 CMA CGM은 기본적으로 저유황유를 쓰되 일부 선박에는 스크러버를, 다른 선박은 LNG연료 추진선박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줄곧 선대 경쟁에서 밀려왔던 현대상선은 2만3000TEU급 12척 등 20척을 뒤늦게 발주하면서 경쟁사 보다 비용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선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선사 자체 역량만으로는 주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면서 "각 선사들이 영업력 확대 및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의 친환경선박 지원, 금융 및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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