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조여정 "봉준호 '다이아몬드' 극찬, 기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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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조여정 "봉준호 '다이아몬드' 극찬, 기뻤죠"
    영화 '기생충' 연교 역
    "기우의 시선으로 영화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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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5-31 09:10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조여정은 영화 '기생충'에서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 맡아
    "기우의 시선으로 영화 봤죠"


    "조여정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니..."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보면 조여정(38)을 다시 보게 된다. 조여정은 극 중 연교를 맡아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친다. 조여정의 지인들은 '기생충'을 보고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지인들뿐만 아니다. 관객들, 언론 모두 조여정을 두고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극찬한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그린 '가족 희비극'이다.

    영화는 우리 옆집에 살 것 같은 평범한 두 가족을 내세운다. 봉 감독은 형편이 다른 두 가족이 만나는 과정을 통해 현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한다.

    '기생충'은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다.

    조여정은 박 사장(이선균)의 아내 연교 역을 맡았다. 부잣집 사모님인 연교는 맑고, 귀엽다. 똑 부러지는 듯하지만 보이는 걸 그냥 믿어버리는 인물이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 후 아이 둘을 낳았다.

    개봉 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여정은 "'기생충'은 내가 출연하지 않았어도 당장 보고 싶은 영화"라며 "선배님들 믿고 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언론 시사 이전에 기술 시사와 칸 영화제 때 합쳐 두 차례나 영화를 본 그는 "처음에는 기우의 마음을 따라 보다 보니 너무 슬펐다"며 "칸 영화제 때 이야기에 빠져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내 영화인데도 내가 재밌어했다"고 웃었다.

    ▲ 배우 조여정은 영화 '기생충'에서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기택 네 입장에서 영화를 봤다는 그는 "상황 자체가 비극인 장면이 많았다"며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음이 슬펐다"고 고백했다.

    봉 감독은 '인간중독' 때 조여정을 보고 그를 캐스팅했다. 그는 조여정을 두고 "엄청나게 깊은 다이아몬드 광산인데 아무도 모르는 듯해서 그 일부라도 채굴할 수 있을 듯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여정은 첫 미팅 때 봉 감독에게 캐스팅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봉 감독은 '인간중독' 때 조여정이 한 연기를 보고 흉내 내며 이유를 말했다.

    봉 감독은 "여정 씨 아니면 안 될 뻔했다"며 "맑고 귀여운 연교 역에 조여정이 딱 맞아 들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통해 봉 감독의 칭찬을 들은 조여정은 활짝 웃었다. 연교는 조여정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이면이 없는 캐릭터라 즐거웠어요. 그래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주변에 있는 인물 같은데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거든요."

    실제 연교로 살아보니 어땠을까. "그렇게 사는 사람은 그게 좋은지 모를 거예요. 나름 전전긍긍하잖아요. 그런 '부'를 원하고 바란 사람이 '부'를 이뤘을 때 좋지 않을까요?"

    연교는 영어를 섞어 쓴다. '깨알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다. 조여정은 "지적 허영심을 나타낸다"며 "근데 정작 남편 앞에서 쓰지 않더라. 승승장구 하는 남편을 따라가려는 연교를 이해한다"고 웃었다.

    '기생충'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이면을 보여준다. 아울러 '냄새'를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을 건드린다.

    ▲ 배우 조여정은 영화 '기생충'에서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떠올렸을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편견을 뒤집은 작품이라서 좋았어요. 예의를 짚어주는 장면을 연기할 때 이 영화는 생각하는 작품이라고 깨달았죠. 봉 감독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인간에 대한 예의가 담긴 듯해요. 저도 생각하지 못하고 산 부분이라 스스로 돌아보게 됐습니다."

    연교는 어떻게 됐을까 물었더니 "연교는 심플해서 잘 살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봉 감독과 작업에 대해선 "감독님은 인간적이고 푸근하시다"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촬영 현장을 만들어 주셨다"고 전했다.

    배우들과 호흡도 좋았다. 이정은과 헤어질 때는 실제로 헤어진 것처럼 마음이 아팠단다. 배우들은 조여정을 두고 "연교 같다"고 한단다. 그러면 조여정은 "난 연교처럼 심플하지 않아"라고 항변한다고. "연교는 악의가 없고, 뒤끝이 없어요. 저랑 닮았습니다. 쿨한 편이지요."

    1997년 잡지모델로 데뷔한 조여정은 '조선에서 왔소이다'(2004), '얼마나 좋길래'(2006), '방자전'(2010), '로맨스가 필요해'(2011), '인간중독'(2014), '완벽한 아내'(2017), '아름다운 세상'(2019) 등 다채로운 작품에 출연했다.

    귀여운 이미지였던 그는 영화 '방자전'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다양한 감정선을 오가는 캐릭터를 매끈하게 소화했다.

    특히 '기생충'을 통해 극찬을 받고 있다. 자신감이 생길 법한데 배우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좋은 평가를 받아서 너무 기뻐서 자신감이 생겨야 되는데,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 또 뭘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매번 새로운 작품이니깐 두려워요."

    조여정은 "특별한 작품에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라며 "'기생충'은 꾸준히 일하는 과정에서 만난 작품이다. 다만,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화제를 모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건 축복이다"고 미소 지었다.

    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극 중 기택의 대사 "무계획"을 외쳤다. 20대 때 큰 계획을 세워 일했다는 그는 "계획을 이루지 못하면 큰 상실감에 빠져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자. 이제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기대하지 않은, 의외의 행운도 굴러들어온다. '기생충'이 그런 경우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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