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최우식 "'기생충'으로 부모님께 첫 칭찬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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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23일 22:56:59
    [D-인터뷰] 최우식 "'기생충'으로 부모님께 첫 칭찬받아"
    전원백수 기택 네 장남 기우 역
    "불안한 청춘 나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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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02 08:05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전원백수 기택 네 장남 기우 역
    "불안한 청춘 나와 닮아"


    최우식(29)은 불안한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다. 어딘가 모르게 짠함이 느껴진다. '거장' 봉준호 감독의 부름을 두 차례나 받은 배우는 이유가 있다는 걸 이 청년은 증명한다.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그린 '가족 희비극'이다.

    영화는 우리 옆집에 살 것 같은 평범한 두 가족을 내세운다. 봉 감독은 형편이 다른 두 가족이 만나는 과정을 통해 현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한다.

    '기생충'은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다.

    최우식은 전원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 역을 맡았다. 기우는 네 번이나 대입에 실패한 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인물로, 극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영화 개봉 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우식은 "기우가 중요한 역할이라 정말 부담됐다"며 "모든 사람의 기대에 어긋날까 봐 걱정했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청춘' 기우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궁금했다. 그는 "네 번이나 대입에 실패한 기우가 공부를 못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실전에 약했을 뿐이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웃음을 않는 인물이다. 옆집에 있을 법한 '둥글둥글함'에 공감했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점도 기우와 닮았다"고 밝혔다.

    ▲ 배우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최우식은 이전 작품에서도 '청춘'을 연기했다. 이번에도 그렇다. 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청춘이다. 봉 감독도 그런 모습을 봤다. 최우식을 보면 안쓰러움이 보인단다. '거인'의 영재를 보고 특히 그랬다. 최우식과 기우가 닮은 점을 본 것이다.

    "영재와 기우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좀 더 나아가려는 인물이에요. 기우는 공부를 열심히 했고, 노력도 한 인물이라 판단했죠. 이런 모습이 비슷해요. 영재를 연기한 덕에 기우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노력하는 과정도 기우와 닮아서 기우에게 공감했습니다. 기우를 연기하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감정도 연기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모든 노력이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최우식의 연기 인생을 돌아봐도 그렇다. 그는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안다"며 "이 일을 하면서 걱정도, 고민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기생충'에서 최우식의 분량은 크다. 최우식은 "시나리오를 읽고 기우가 너무 많이 나오더라. 인물들의 매력이 넘쳐났고, 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이 재밌어서 흥미롭게 읽었다"고 전했다.

    제작보고회 당시 '분량'이 많다고 언급하며 쑥스러워한 그는 "부담도 큰 역할이고, 현장에서 떨리고 긴장했는데 선배, 감독님의 도움을 받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었다. 분량이 많아서 엄마가 좋아해 주셨다"고 웃었다.

    '옥자'(2017)에 이어 봉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이다. '차세대 봉준호 페르소나'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아..."라며 쑥쓰러워 했다. "'옥자' 때는 긴장해서 감독님과 편하게 얘기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운이 정말 좋아서 두 번째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옥자', '기생충'은 색깔이 다른 작업이라서 다양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어요."

    ▲ 배우 최우식은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봉 감독은 콘티를 직접 그리는 작업 스타일로 유명하다. 최우식은 "역할, 장소, 동선에 대해 얘기할 때 빠르고 쉽게 의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옥자'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준수한 작품이다. 현장이 어땠는지 궁금했다. 최우식은 "'사냥의 시간'을 찍을 때 표준근로계약서를 준수한 작업을 경험했다"며 "배우로서 컨디션 조절도 됐고,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생충'엔 상징적인 장면, 소품이 등장한다. 기우의 부잣집 친구가 기우에게 준 수석이 그렇다. "배우마다 장면, 소품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놨더라고요. 생각하지 못했던 배우들의 의견을 듣고 깜짝 놀랐죠. 그래서 '기생충'은 여러 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유난히 걱정이 많은 듯한 그는 "난 채찍보다는 당근이 맞는 성격"이라며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연기를 통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갔다고 확신하지 않는 편이에요. 어떤 배우가 목적이 아니고, 연기하는 과정을 즐기고 싶습니다."

    최우식은 봉 감독이 작사, 정재일 음악감독이 작·편곡한 OST '소주 한 잔'을 불렀다. 이 노래는 영화 엔딩에 흐른다. 후시 작업을 끝마칠 무렵에 제안을 받은 그는 "노래에 자신이 없어 큰 부담감을 느꼈다"며 "영화의 에필로그 같은 느낌이 나서 정말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영화엔 최우식의 절친이나 동료인 박서준이 나온다. 박서준은 기우의 부잣집 친구 민혁으로 등장한다. 최우식은 "가장 편하게 찍은 장면"이라며 "친구한테 이야기하는 듯 정말 편했다"고 했다.

    칸 영화제에서 느낀 가장 인상적인 평가에 대해선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며 "사진으로만 보던 곳에 내가 서있다는 게 꿈 같았다. 레드카펫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을 꼽았다. "제가 당시 살이 좀 쪘었거든요. 그래서 볼이 튀어나올까 봐 웃지 못했어요. 혼자만 진지한 표정을 지었죠. 하하."

    이날 '기생충'은 예매율 70%를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했다. 누적 관객수는 보지만 예매율은 찾아 보지 않았던 그는 예매율을 듣고서 함박 웃음을 지었다.

    최우식을 시종일관 웃게하는 '기생충'은 어떤 작품일까. "학교이자 놀이터였죠. 부모님께 처음으로 칭찬받는 작품이에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요즘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웃음)."[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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