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다시 뛰는 해운-3] 현대상선 "하이네켄 2배 늘었다…까다롭던 화주들 이젠 만족"


입력 2019.05.28 06:00 수정 2019.05.28 07:26        로테르담(네덜란드)=조인영 기자

경영 위기 탈피·높은 환경 수준 맞추자 신규 거래 '속속'

'신뢰' 바탕으로 화주 서비스 만족도↑…"디지털로 운임 정상화도 기대"

경영 위기 탈피·높은 환경 수준 맞추자 신규 거래 '속속'
'신뢰' 바탕으로 화주 서비스 만족도↑…"디지털로 운임 정상화도 기대"


이상철 현대상선 네덜란드법인장ⓒ현대상선 이상철 현대상선 네덜란드법인장ⓒ현대상선

"유럽은 환경 관리에 까다롭습니다."

맥주 회사인 하이네켄(Heineken)은 네덜란드에서 손꼽히는 대형 화주다. 식음료를 취급하기 때문에 사업파트너의 환경 수준도 까다롭게 요구한다. 이 기준을 충족해야만 계약 문턱을 넘볼 수 있다. 현대상선은 작년 하이네켄과 첫 거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물량을 2배 늘렸다.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법인에서 만난 이상철 법인장은 "현대상선은 환경 관리가 선두권인데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화주들의 요구 수준을 만족시키면서 지난해 관련 단체들에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선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상선이 경영 위기에서 벗어났고, 자체 컨테이너의 우수한 상태와 서비스 등이 지속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화주들이 하나 둘 믿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그러면서 "화주들이 요구하는 수준을 넘기 힘든데 일단 통과하면 일종의 '증명서'처럼 다른 화주들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하이네켄 뿐 아니라 네덜란드 유제품업체인 '프리스란드 캄피나', 사우디아라비아 화학제품업체 '사빅' 등을 신규 화주로 확보하면서 점진적으로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유럽 독자 노선인 AEX 런칭 이후 네덜란드법인은 물량 업사이징(확대)에 전력투구 해왔다. 그 결과, 운임이 높은 리퍼(냉동)컨테이너의 경우 매주 300TEU를 아시아로 보낸다. 전체 물량(2200TEU) 중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상철 현대상선 네덜란드법인장ⓒ데일리안 이상철 현대상선 네덜란드법인장ⓒ데일리안

내년 2만3000TEU급 초대형 선박 운항을 앞두고 물량을 채우기 위해 독일,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 각 유럽을 대상으로 사전영업도 뛰고 있다. 이 법인장은 "같은 화물을 싣더라도 좋은 물량을 실을 수 있도록 화주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선 '신뢰' '신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는 교역 규모도 적지 않고 부가가치산업도 많다. 유럽 허브로서의 역할을 빼앗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아시아, 미국, 아프리카 등 각지에서의 유입 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화주들의 서비스를 만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화주 확보, 영업력 확대와 함께 운임체계를 정상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기 위해선 '디지터라이제이션(디지털화)'가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항공사처럼 일부 선사들은 디지털로 견적을 내고 예약을 확인하고 운임까지 정산한다. 이것이 정착되면 '원가+마진'이라는 틀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어떤 선사는 운임을 더 받는 대신 장비나 필요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받기도 한다"면서 "이런 체계가 형성되면 지금과 같은 덤핑이나 저가운임에서 탈피해 선사와 화주간 공정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운업계의 디지털화는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중장기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은 디지털 컨테이너 해운협회(Digital Container Shipping Association·DCSA)'를 발족했다. 디지털 흐름에 발맞춰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하겠다는 것으로, 무역 거래 업무 효율성이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대상선도 DCSA에 가입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