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인터넷銀 무산' 키움·토스뱅크, 단점만 부각됐다


입력 2019.05.27 09:59 수정 2019.05.27 10:15        부광우 기자

당혹스런 동반 탈락…시장 예상 완전히 빗나가

키움은 혁신·토스는 자본력…아킬레스건만 확인

당혹스런 동반 탈락…시장 예상 완전히 빗나가
키움은 혁신·토스는 자본력…아킬레스건만 확인


국내 금융권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제 3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끝내 무산됐다. 키움뱅크는 혁신성, 토스뱅크는 자본력의 벽을 넘지 못하며 지금까지 시장에서 우려하던 단점들만 부각된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권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제 3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끝내 무산됐다. 키움뱅크는 혁신성, 토스뱅크는 자본력의 벽을 넘지 못하며 지금까지 시장에서 우려하던 단점들만 부각된 모습이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권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제 3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끝내 무산됐다. 키움뱅크는 혁신성, 토스뱅크는 자본력의 벽을 넘지 못하며 지금까지 시장에서 우려하던 단점들만 부각된 모습이다. 이들에 앞서 인터넷은행이 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금까지 보여 온 한계들도 키움·토스뱅크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두 곳의 예비인가가 불허됐다. 이번 심사는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가 2박 3일 간 합숙심사를 통해 각 컨소시엄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진행했고, 금융위는 이 의견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번 금융위의 판단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권에서는 적어도 한 개 사업자는 예비인가를 받으며, 기존 카카오·케이뱅크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두 곳 모두 불허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금감원 외평위의 심사 결과를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밝힌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우려하던 기존의 단점만 확인한 셈이 됐다. 심사 결과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에서,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 능력에서 각각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움뱅크는 현재 국내 금융권에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으며 메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결국 채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뱅크는 키움증권을 필두로 KEB하나은행과 롯데그룹,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과 여행·레저·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28개사가 모인 주주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존 금융사들이 대거 참여해 혁신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주주가 너무 많아 사업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토스뱅크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60%가 넘는 지분을 홀로 차지해 컨소시엄을 주도하게 되면서 향후 자본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커져 왔다. 특히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이 이탈하면서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더욱 확산됐다. 최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토스가 그 정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토스에게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닌 만큼, 자금 조달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게 됐다.

앞서 시장에 진입한 1세대 인터넷은행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한 측면도 이번 심사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시장에서 뚜렷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에 없던 혁신 서비스로 초기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대주주 적격성 논란 등에 발목을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도 일정 부분 선을 그으면서도 이런 면을 애써 부정하지는 않았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이번 인가 심사 과정이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 동안 인터넷은행들의 경험을 반영해 추가자본 조달 능력에 관한 부분을 인가신청서에 담도록 해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심은 다음 인터넷은행 심사에 쏠린다.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에 다시 제 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접수를 받아 4분기에 인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한 인가 불허를 통해 금융당국의 높은 잣대가 확인된 만큼,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기는 한층 힘겨워졌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조건이 이번과 크게 달라질 점은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키움뱅크과 토스뱅크의 재대결이 펼쳐지지 않겠냐"며 "이번에 금융당국이 생각보다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면서, 양측이 당국에 확신을 줄 수 있을 만큼 지적된 단점을 메꿀 묘수를 들고 나올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