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역풍' 국민소득 3만달러 1년 만에 탈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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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16일 00:10:25
    '환율 역풍' 국민소득 3만달러 1년 만에 탈락 위기
    계속되는 원화 가치 폭락으로 소득 지표 악영향 불가피
    경제 성장률도 부진…첫 3050클럽 가입 '일장춘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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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5-24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계속되는 원화 가치 폭락으로 소득 지표 악영향 불가피
    경제 성장률도 부진…첫 3050클럽 가입 '일장춘몽' 우려


    ▲ 환율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가 1년 만에 국민소득 3만달러 클럽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게티이미지뱅크

    환율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가 1년 만에 국민소득 3만달러 클럽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경제 성장에 비상이 걸린 와중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추락한 원화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면 국민소득은 역성장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첫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도 떨어진 환율 효과에 따른 착시였다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18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28일 종가(1115.7원)와 비교하면 6.6%(73.5원)나 오른 액수다.

    이처럼 빠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환율이 국민소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해당 지표의 계산 방식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의 기준이 되는 국민총소득(GNI)은 원화로 계산된 금액을 달러로 바꿔서 산출한다. 그리고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 만큼 원화의 가치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소득은 그대로더라도 원화 가치가 나빠지면 GNI는 자연스레 하락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지난해 3만3149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선진국의 상징으로 꼽히는 3만달러 고지를 밟았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값으로,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06년에 2만달러를 넘어선 후 11년 동안 3만달러를 넘지 못해 왔다.

    이를 두고 특히 정부와 여당은 인구가 5000만명을 넘으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국가들을 가리키는 이른바 3050클럽 진입에 성공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포용적 사회안전망 강화 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도 이해찬 대표는 “우리나라가 소득 3만달러에 5000만이 사는 3050클럽에 일곱 번째로 가입했다”며 “식민 지배를 받던 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하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국민소득 3만달러 수성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직 한 해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남은 하반기에 지금까지 낮아진 원화 가치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아 보여서다. 도리어 조만간 환율이 1200원마저 넘어설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와 함께 위안화 약세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이런 강대 강 대결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210원 부근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이를 상쇄할 만큼의 경제 성장세를 기대하기도 힘든 여건이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이 같은 전기 대비 GDP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 닥쳤던 2008년 4분기(-3.3%) 이후 41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내외 기관들은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4%로 낮췄다.

    경제 여건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 성과가 반짝 실적에 불과했다는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올해와 반대로 하향세를 나타내던 환율이 국민소득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환율에 따른 거품이 걷히면서 현실적인 우리의 국민소득 민낯이 드러날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2.7%나 떨어졌다. 반대로 그 만큼 원화의 가치는 올랐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해 원화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전년 대비 2.5%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달러로 보면 같은 기간 대비 5.4%나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에는 확대된 정부의 소득과 더불어 원화 가치 재고가 큰 영향을 미쳤고, 이 때문에 국민들이 실질적인 소득 개선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그런데 올해 들어 환율 상승폭이 지난해 하락폭을 메꾸고도 남을 만큼 커진데다, 경제 성장률도 지지부진한 탓에 국민소득 3만달러 수성이 힘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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