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실탄 찾아라" 금융지주 회장들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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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3일 16:18:14
    "M&A 실탄 찾아라" 금융지주 회장들 '해외로'
    글로벌 투자자들 직접 찾아가 설명회 나서…자금 유치 노력
    빠듯한 자본력에 비은행 계열사 인수 제동…활로 모색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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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5-23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글로벌 투자자들 직접 찾아가 설명회 나서…자금 유치 노력
    빠듯한 자본력에 비은행 계열사 인수 제동…활로 모색 골몰


    ▲ 조용병(왼쪽부터)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각 사

    국내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라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자신들의 청사진을 전하고 새로운 자금 유치의 통로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지주들의 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그 이면에는 공격적인 비(非)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포석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과 홍콩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가졌다. 이번 일정 동안 손 회장은 국부펀드와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해외투자자들을 만났다.

    손 회장의 이번 일정에 시선이 쏠린 이유는 올해 초 기존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 줌심의 지주로 체제를 전환한 후 처음 이뤄진 해외 IR이라는데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그 동안의 성과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오는 8월에도 미국 등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를 찾아 IR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달 미국과 캐나다에 열흘 간 머물며 현지 주요 연기금과 투자은행, 자산운용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아울러 해외 IR을 통해 그간 신한금융에 관심을 보이던 투자자들을 만나 경영전략 등을 설명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4월 두바이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같은 해 6월에는 홍콩과 호주를 방문해 IR을 진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오렌지라이프 M&A 등 여러 이슈에 추가 출장을 미루다 이번에 다시 해외 투자자들을 찾았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역시 올해 3월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홍콩과 호주 등에서 해외 IR에 참석했다. 홍콩에서 캐피털그룹 등 기존 주주들과 만나고 호주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 등 핵심 주주와 연기금 등을 만났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리지포럼에 참석해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 경영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 회장들이 외국 투자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모습을 두고 한편에서는 최근 들어 부진한 금융지주 주가를 개선하기 위해 CEO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해외 IR과 동시에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증거란 주장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배경은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관련 부서장이 아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투자자들 앞에 나섬으로써 얻을 수 있는 후광 효과도 노린 행보로 관측된다.

    금융지주들이 새로운 자금줄을 마련하는데 골몰하는 가장 큰 요인은 M&A다. 금융지주들은 사실상 과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권에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금융사 인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라는 간판과 달리 은행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비은행 금융사들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M&A를 위한 여건이 녹록하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금융지주들의 자본 여력에 여유가 많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더 많은 투자를 얻어내기 위해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지주 전환 전인 우리은행을 제외한 신한·KB·하나금융의 평균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3.6%에 달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09년에 도입된 개념으로 금융지주의 자회사 출자 여력을 보여주는 재무 구조 안정성 지표다. 자회사에 대한 출자총액을 지주사의 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즉, 이 값이 클수록 그 만큼 금융지사가 출자할 수 있는 여력이 적다는 의미다.

    현재 금융지주들이 보이고 있는 이중레버리지비율 수준은 공격적인 M&A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차입을 통한 과도한 외형확장을 막고자 금융지주들로 하여금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으로 유지하라고 권고 중이어서다. 이를 초과하면 경영실태평가에서 불리하게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지주들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위해서는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에 여유가 있을 만큼 실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해외 금융시장으로부터의 투자 유치에 금융지주들이 활발할 움직임을 보이는 또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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