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성적 높은데 계약은 저조...고분양가 탓?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9월 22일 08:43:22
    서울 청약 성적 높은데 계약은 저조...고분양가 탓?
    분양가 9억원 넘는 아파트 절반가량…한강이북 확산
    “높은 분양가에도 중도금 대출 불가능해, 계약 포기자 늘어”
    기사본문
    등록 : 2019-05-21 06:00
    원나래 기자(wiing1@dailian.co.kr)
    분양가 9억원 넘는 아파트 절반가량…한강이북 확산
    “높은 분양가에도 중도금 대출 불가능해, 계약 포기자 늘어”


    ▲ 올해는 서울에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을 넘어서는 아파트 비중이 48.8%로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오르면서 청약당첨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때문에 수요가 몰린 단지에 당첨됐음에도 자금 마련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 분양된 민간아파트 가운데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2015년 12.9%, 2016년 9.1%, 2017년 10.8%로 10% 내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29.2%로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서울에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을 넘어서는 아파트 비중이 48.8%로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강 이북의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가운데 90%가 강남3구에 몰려있었던 반면, 올해는 강남3구가 아닌 한강이북의 비중이 73.6%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까지 매매가격 상승과 더불어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을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서울의 경우에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의 물량이 많아지면서 조합들의 협조가 쉽지 않아 분양가를 상승시킨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며 “최근에는 한강과 맞닿아 있는 마포, 용산, 성동, 광진 외에도 서대문과 동대문 등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한강이북의 아파트들이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청약 성적은 높은데 비해 계약실적은 저조한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수십 대 1, 최고 수백 대 1에 달하는 1순위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인기 단지에서 조차 미계약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들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상황이다.

    그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원 초과도 자금조달에 부담이 크지만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높아지면서 자금 동원 여력이 없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책정 전략과 기조가 지금처럼 이어질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서울 강남과 같은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비싼 분양가와 높아진 대출문턱 등이 여전히 장벽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분양가 9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들 단지에 대한 실질적인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해 ‘현금 부자’들만이 청약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인기 단지임에도 잔여가구가 속출하면서 일명 ‘줍줍’(줍고 줍는다) 열풍마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진행된 SK 공덕리더스뷰 무순위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4만6931명이 몰렸다. 이 단지는 2년 전 가격 그대로인 발코니 확장비, 시스템 에어컨 등 옵션을 포함해 총 8억8240만원으로 9억원을 넘지 않으면서 청약 공고가 나기 전부터 ‘당첨만 되면 횡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최근 정부가 예비당첨자 비율을 5배수까지 확대하는 등 무순위 청약시장에서도 실수요자, 무주택자를 우대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이들이 집을 살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회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규제 강화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원나래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