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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통 남 얘기? 지방은행 高마진 이자놀이 '여전'


입력 2019.05.20 06:00 수정 2019.05.19 19:26        부광우 기자

평균 NIM 2.24%…4대 시중은행보다 0.64%P나 높아

지역 경제 위기에 대출 연체율 악화…상생 고민할 때

평균 NIM 2.24%…4대 시중은행보다 0.64%P나 높아
지역 경제 위기에 대출 연체율 악화…상생 고민할 때


국내 주요 지방은행 순이자마진(NIM)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주요 지방은행 순이자마진(NIM)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지방은행들의 이자 수익률이 여전히 일반 시중은행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 지방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은 계속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무너져가는 지역 경제로 인해 차주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상황에서도 눈앞의 잇속을 챙기는데 열을 올리는 지방은행들의 행태에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결국 상생의 자세 없이는 모두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위기감도 커져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 등 국내 5대 지방은행들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2.24%로 집계됐다. NIM은 그 이름처럼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클수록 많은 예대마진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지방은행들의 NIM은 주요 대형 시중은행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평균 NIM은 1.60%로 지방은행들에 비해 0.64%포인트나 낮았다.

지방은행들 중에서도 NIM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은행으로 2.47%에 달했다. 이어 광주은행과 같이 JB금융지주 계열사인 전북은행의 NIM이 2.35%로 높았다. 대구은행(2.19%)과 부산은행(2.16%), 경남은행(2.03%) 등도 모두 2% 이상의 NIM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방은행 고객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눈에 띄게 악화되면서, 일반 시중은행들보다 연체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 만큼 돈을 빌리고도 이를 제 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지방은행들이 고금리를 적용하며 높은 이자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지방은행들의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40%로 전년 동기(0.27%)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들의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이 0.24%에서 0.03%포인트 오른 0.27%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제일 나빴던 곳은 경남은행으로 올해 1분기 0.58%에 이르렀다. 1년 전(0.19%)보다 0.39%포인트 상승하면서 세 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0.33%에서 0.48%로 0.15%포인트 오르며 뒤를 이었다. 전북은행은 0.44%에서 0.33%로 0.11%포인트 내렸고, 광주은행은 0.17%에서 0.31%로 0.14%포인트 오르며 나란히 0.3%대의 가계대출 연체율을 나타냈다. 대구은행 정도가 0.24%에서 0.04%포인트 상승한 0.28%로 시중은행들과 비슷한 가계대출 연체율을 보였다.

기업대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방은행들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82%에서 0.05%포인트 오른 0.87%까지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 평균 기업대출 연체율이 0.41%에서 0.10%포인트 낮아진 0.31%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최고였던 지방은행은 전북은행으로 1.06%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1%대를 넘겼다. 그나마 1년 새 1.20%에서 0.14%포인트 개선된 숫자다. 부산은행은 0.70%에서 0.90%로, 대구은행도 0.70%에서 0.82%로 각각, 0.20%포인트와 0.12%포인트씩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경남은행은 0.42%에서 0.81%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0.39%포인트 급등했다.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8%에서 0.78%로 0.30%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지방은행 차주들의 대출 상환에 이상 신호가 관측되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등이 조선·자동차 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는 등 제조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지역 기반 산업들이 흔들린 역풍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방 기업들의 부실과 그곳에서 근무하던 지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협상이 기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점은 수출을 기반으로 한 지역 산업계의 걱정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지방은행들도 자세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지방에 주로 기대고 있는 사업 구조 상 대형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 지방은행들 역시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공존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란 조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의 경우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조달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대출 이자율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을 띄지만, 현재의 NIM은 금리 조정 여지가 있어 보이는 수준"이라며 "당장의 이자 마진 확대보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반 고객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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