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로드FC]‘외로운 악동’ 권아솔, 일단 이겨야 한다


입력 2019.05.18 00:05 수정 2019.05.18 21:4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객원기자

'100만불 토너먼트' 마지막 승부 나서

홍보대사 비아냥거림 속 반드시 필요한 승리

[로드FC]권아솔이 기자회견장에서 도발하다가 만수르에게 뺨을 맞았다. ⓒ 로드FC [로드FC]권아솔이 기자회견장에서 도발하다가 만수르에게 뺨을 맞았다. ⓒ 로드FC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3·팀강남/압구정짐)이 '타잔' 만수르 바르나위(27·프랑스)를 상대로 ‘100만불 토너먼트’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권아솔이 출전하는 ‘로드FC 053’이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서 열린다.

수개월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넘버 시리즈다. '쿵푸 팬더' 아오르꺼러(24·중국)와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 제롬 르 밴너(47·프랑스)의 헤비급 빅매치가 밴너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싱어송 파이터' 허재혁(34·IB짐)으로 대체되면서 다소 김이 빠졌다.

허재혁은 지상파 최초의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MBC ‘겁 없는 녀석들’ 출신으로 지난해 ‘야쿠자’ 김재훈에 역전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한 신성이다. 이빨 빠진 늙은 맹수라고해도 K-1 레전드 출신으로 국내에서도 뜨거운 인기몰이를 했던 밴너의 이탈은 타격이 크다.

이제 주최 측에서 믿는 카드는 권아솔 뿐이다. ‘로드FC는 몰라도 권아솔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권아솔의 인지도는 대단하다. UFC 등 해외 메이저 단체에서 뛰는 코리안 파이터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여러 악재에도 로드FC가 국내 최고의 종합 단체로 자리매김한 것에는 권아솔의 역할이 컸다. 권아솔이 있기에 로드FC가 여기까지 왔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세등등한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 우승자 만수르

영국 BAMMA, 러시아 M-1 챔피언 출신 만수르의 상승세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갔던 만수르는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사촌형으로 유명한 '다게스탄의 사자' 샤밀 자브로프(34·러시아)마저 무시무시한 니킥으로 무너뜨리며 100만불 토너먼트 결승까지 올라왔다.

출생지는 튀니지지만 현재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수르는 체급 최고의 장신 선수다. 183cm의 큰 키에 팔다리가 긴 체형이라 상대가 누구든 신체조건에서 밀리는 법이 없다. 타격과 그라운드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만수르는 100만불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기원빈, 김창현, 난딘 에르덴, 시모이시 코타 등을 줄줄이 서브미션으로 잡아냈다. 조금의 빈틈만 보여도 벼락같이 서브미션을 작렬하는 놀라운 결정력을 보여줬다. 강력한 레슬러 자브로프전에서 그런 플레이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스탠딩에서의 한 방을 보여주며 타격도 강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권아솔과의 대결에 나서는 만수르의 투지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압구정 로드짐에서 가진 기자회견 전 포토타임에서 권아솔의 뺨을 때렸다. 두 선수가 바라보는 상황에서 권아솔이 얼굴을 들이대며 도발했고, 만수르는 손을 들어 올려 뺨을 치며 격하게 대응했다.

거대한 짐 짊어진 권아솔, 일단 이겨야한다!

만수르와의 대전을 앞둔 상황에서 권아솔은 이른바 '공공의 적'이 되어있는 상태다. 보통 외국 선수와 경기가 잡히면 팬심은 같은 국내 파이터를 응원하게 되어 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묘하다. 권아솔이 지거나 크게 당하기를 원하는(?) 반응이 상당하다. 진심으로 만수르를 응원한다기보다는 권아솔에 대한 안티 팬심이라고 보는 게 맞다.

그만큼 권아솔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얄미운 캐릭터가 되어 있다. 국내 격투 팬들의 대부분은 이른바 ‘나대는(?)’ 파이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해외 파이터라면 모르겠지만 대상이 국내 파이터라면 묵묵하고 겸손해 보이는 유형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권아솔은 달랐다. 선수 생활 초창기부터 할 말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유형으로 캐릭터를 잡더니 로드FC에서는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과장된 화법으로 주변의 관심을 끄는 등 스스로 비호감 유형의 악동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각종 인터뷰 등에서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는 것은 물론 SNS를 통해 황당한 발언을 쉼 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수년간 계속되다보니 권아솔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댓글창은 욕설과 비난으로 도배되기 일쑤다. 권아솔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 것은 로드FC라는 단체를 홍보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

권아솔 ⓒ 로드FC 권아솔 ⓒ 로드FC

로드FC는 국내 최고 종합격투기 단체임을 자부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송가연, 윤형빈, 김보성 등 연예인 혹은 그에 근접하는 유명 캐릭터의 영향이 컸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로드FC가 흥행을 위해 밀고 있는 파이터들은 김재훈, 심건오, 허재혁 등 기량보다는 다른 부분이 돋보이는 캐릭터들이다.

성과를 얻지는 못했으나 최근까지 평범한 신인급 여성파이터 이수연(25·로드짐 강남MMA)을 ‘꽃미녀 파이터(?)’로 강하게 미는 자충수로 눈총을 받기도 했다. 송가연 효과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각종 기사 댓글창과 격투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수연이 미녀냐, 아니냐’로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쨌거나 ‘외로운 악동’ 권아솔은 자신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로드FC 홍보대사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한다. 그를 알거나 접했던 이들은 하나같이 "알려진 이미지와 다르다. 배려심 깊고 팬들에게 친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만수르에게 허망하게 패할 경우 ‘허풍쟁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권아솔은 위기마다 멋진 승리를 거두며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쿠메 타카스케, 이광희, 사사키 신지전 등이 대표적이다. 오랜 공백 기간, 국내 팬들의 비난, 강적과의 진검승부 등 부담요소가 가득하지만 여전히 권아솔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외나무다리 위에 올라선 권아솔이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종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