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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특허 추가-상] 또 신규…"업체 남발에 제2의 조선업 될라"


입력 2019.05.16 06:00 수정 2019.05.15 22:11        김유연 기자

서울 3개· 인천 1개·광주 1개…중소 면세 1개 추가

폐점 면세 증가 우려…업계 모르는 '깜깜이 정부' 비판

서울 3개· 인천 1개·광주 1개…중소 면세 1개 추가
폐점 면세 증가 우려…업계 모르는 '깜깜이 정부' 비판


정부가 연내 서울 3곳을 포함해 총 6곳의 시내면세점 면허를 추가로 발급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업계 간 경쟁으로 대기업인 한화마저 사업을 철수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출혈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후발업체들은 자사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발표를 환영하고 있다. 정부의 시내면세점 면허 추가 발급에 대한 업계의 우려와 기대를 두 편에 걸쳐 풀어본다.[편집자주]

면세점에 몰린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데일리안 면세점에 몰린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데일리안

올해 면세점 업계는 피 말리는 지각 변동을 맞딱뜨릴 전망이다. 정부가 신규 면세점 특허를 결정하면서 '과당 경쟁'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사드 보복의 여파로 보따리상(따이궁) 위주의 기형적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허가 더 늘리는 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2019년도 지역별 시내면세점 특허 수'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과 인천, 광주에 대기업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들어선다. 지역별로는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5개다. 여기에 충남 지역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 1개까지 합치면 추가 면세점이 총 6개까지 늘어난다. 서울의 경우 제한 없이 개별기업 신청에 의해 심사 후 특허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면세점 특허는 대기업 대상 14개, 중견기업 대상 12개가 각각 발급돼 있다. 이번 허가로 대기업 대상 18개(한화갤러리아 반납분 차감), 중견기업 대상 13개가 된다.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업계는 긍정적인 반응보다 우려가 크다. 신규 면세점 진입으로 면세점 간 수수료만 늘리는 '치킨 게임'이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면세시장은 매월 매출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인 따이궁 등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1조32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마케팅 규모를 키울 수 밖에 없고, 중소업체는 그 과정에서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서울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3개), 신라면세점(1개), 신세계면세점(2개), 현대백화점면세점(1개), HDC신라면세점(1개), 두타면세점(1개)이다. 하지만 롯데, 신라, 신세계 빅3의 독과점체제로 이 3곳의 점유율이 거의 90%에 육박한다.

이미 포화 상태인 면세점 시장에서 문을 닫는 면세점도 늘어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때 면세점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유통업계의 알짜 사업으로 불려왔지만, 경쟁심화로 대기업 마저 두손들고 사업을 철수하면서 '승자의 저주'라는 타이틀도 얻은 상태다.

최근 한화갤러리아는 사업 3년 만에 1000억원의 적자를 안고 결국 면세사업을 접고 말았다.

아직 사업 초기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픈 반년만에 6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DF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6.6% 줄었다. 두타면세점과 동화면세점은 최근 3년간 각각 600억원, 400억원의 누적 손실을 안고 흔들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소 업체들이다. 동화면세점과 에스엠면세점 등 11개 중소업체들의 매출을 다 합쳐도 4283억원으로 매출비중이 전체의 3%를 밑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깜깜이 정부'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재부가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와 함께 공개한 위원회 명단에는 면세산업 관련 실무 경험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민간 위원으로 ▲경제/경영/관광 ▲법률 ▲무역 ▲관세 분야에서 각각 2~3명씩, 교수(6명), 연구원(2명), 변호사(1명), 관세법인 대표(1명)으로 구성됐다. 때문에 과연 업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했는지 의구심이 간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시장 규모를 키우고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규 면허를 취득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중국인 따이궁 중심의 기형적인 구조에서는 수익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자칫 '제2의 조선산업' 절차를 밟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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