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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르노삼성 노조, 그래도 파업은 안 된다


입력 2019.05.15 09:06 수정 2019.05.15 09:16        김희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아직 ‘2018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유일한 완성차 업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10개월째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노사는 27차례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담판을 짓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62차례(250시간) 부분파업이 발생했고 2806억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답보상태였던 임단협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은 지난 14일 진행된 28번째 교섭이었다. 이날은 윤철수 르노삼성 인사본부장이 사측 교섭대표로 교체되고 처음으로 노사가 만나는 자리였다.

27번째 교섭까지 기본급 동결 유지조건 1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등 임금 부문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단체협약 부분에서 ‘인력충원 60명’에 대한 서로의 견해차이만 합의를 보면 되는 상황이었다.

임단협 교섭 초반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특별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 주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공장의 주축이었던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이 좌절되고, 르노삼성의 실적악화가 가속화되면서 한발 물러났다.

노조는 기본급을 동결했으니 업무강도를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쟁점사항인 인력충원 60명에 대해 사측이 제시하는 ‘근태인력’으로 두지 않고 ‘물리치료 대응인력’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이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21일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면파업. 노조는 만약 파업이 시작된다면 이번에는 기한이 없으며, 노조 위원장의 목숨을 건 단식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연 파업이 능사일까. 현재 르노삼성 노사는 모두 벼랑 끝에 서있다. 당장 4월 실적만 봐도 르노삼성은 국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40.6%나 줄어든 1만3720대를 파는데 그쳤다.

김희정 기자 김희정 기자
여기에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10월부터는 르노삼성의 생산·판매의 지속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차가 팔리지 않고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가장 먼저 행하는 일은 인력감축이다.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전면파업을 행하는 것은,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것이다.

지금은 자동차 산업 자체가 위태로우며 그중에서도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의 존폐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경영상황이 심각하다.

지금 상황에서 파업을 시작하는 것은 지난 날 임단협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 아니라 노사 모두 공멸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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