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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사다리 첨병' 코넥스 상장 역대급 가뭄 왜


입력 2019.05.13 06:00 수정 2019.05.12 21:01        최이레 기자

코넥스 시장 상장 건수 올해 단 1건⋯2015년 43건 이후 급감세

상폐는 증가일로 속 지난해 10개 이르러⋯활성화대책 반신반의

코넥스 시장 상장 건수 올해 단 1건⋯2015년 43건 이후 급감세
상폐는 증가일로 속 지난해 10개 이르러⋯활성화대책 반신반의


최근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규제 혁파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모험자본이 필요한 코넥스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없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규제 혁파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작 모험자본이 필요한 코넥스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없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위해 탄생한 코넥스시장이 모험자본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올해들어 심각한 상장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정책적 무게 중심이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쏠려있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상반기가 지나지 않은 시점인 것을 고려해도 이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13년 7월 출범한 코넥스시장은 2015년까지 평균 신규상장 건수는 43건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50개 기업이 코넥스시장에 이름을 올린 후 그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17년에는 29개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1개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상장폐지 건수는 늘었다. 2015년까지 4개에 불과했던 상장폐지 기업수는 2016년 6개, 2017년 9개, 2018년 10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즉, 코넥스시장의 경우 신규 상장사가 줄어드는 동시에 상폐 기업이 늘면서 규모 자체가 외형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시장은 정책적 훈풍에 힘입어 질적, 외형적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신규 상장 기업수의 경우 2016년 59개를 기록한 뒤 2017녀 70개, 지난해 83개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아직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코스닥에는 15개 기업이 상장됐다.

여기에 일 평균 거래량, 거래대금 등도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내용 면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부분은 코넥스시장의 경우 일 평균 거래대금이 2016년 대비 2017년 28% 가량 떨어졌지만 지난해 170% 가까이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축소가 코넥스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이러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올해 재차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처럼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자본시장을 옥죄는 여러 규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천명하고 있지만 정작 모험자본이 가장 필요한 코넥스시장은 코스닥시장에 비해 소외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인해 시장 성격이 모호해진 코넥스시장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되찾아 주는 동시에 규제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시장 체계 재확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험자본의 경우 코넥스도 그렇지만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에게도 필요하다"며 "다만 코스닥시장 이상으로 모험자본이 시급하게 투입돼야 될 곳은 코넥스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넥스시장 본연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코넥스는 유통 보다는 상장에 초점을 맞춰 많은 기업들을 확보해야 된다"며 "그래야 많은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으로 승격돼 양 시장 간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 경제 여건 상 코넥스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기업들 자체가 많지 않다"며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속도감 있는 제도 개선으로 모험자본을 투입해 중국의 알리바바, 미국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국내 코넥스시장에서도 탄생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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