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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핵화 술수'에 넘어가는 5가지 유형


입력 2019.05.06 03:00 수정 2019.05.06 06:16        이배운 기자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북핵 외교전, 서희담판과 대비되는 참사"

"외교만으로 北핵폐기 가능하다는 막연한 기대에 국가 명운 걸어"

▲순진무구형 ▲현실안주형 ▲평화애걸형 ▲책임회피형 ▲북한동조형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북핵 외교전, 서희담판과 대비되는 참사"
"외교만으로 北핵폐기 가능하다는 막연한 기대에 국가 명운 걸어"
▲순진무구형 ▲현실안주형 ▲평화애걸형 ▲책임회피형 ▲북한동조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한반도 비핵화 외교전은 북한의 술수에 넘어가 실패하는 상황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총 5차례의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고위당국자 그 누구도 핵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김정은은 핵보유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전 전 원장은 이어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의 7개 정부에서 외교로 북핵을 막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이는 서희 장군의 담판과 대비되는 '안보참사'로 우리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전 전 원장은 역대 한미 정부·정치인·고위관료·전문가집단 등이 북한의 비핵화 술수에 말려든 유형은 크게 ▲순진무구형 ▲현실안주형 ▲평화애걸형 ▲책임회피형 ▲북한동조형 등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순진무구형
순진무구형은 북한의 핵폐기 진정성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고 경제지원과 체제보장 등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핵폐기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유형을 의미한다. 이는 1990년대 초, 북핵문제 관련해 처음 협상이 진행될 당시 주로 나타났던 유형으로, 북한이 상투적으로 펼치는 협상 전술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현실안주형
이 유형은 북한의 핵폐기 가능성을 의심하면서도 북한의 경제난, 새로운 지도자 등장 등 요인으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희망하면서 협상이 진행되는 것 자체에 안주하는 ‘자기위안형’을 일컫는다. 전 전 원장은 "역대 정부는 합의가 깨져도 '이번엔 다를 것이다'라는 설명으로 국민들을 안심시켜왔다"며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으면 마치 핵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것 같은 인식의 오류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평화애걸형
평화애걸형은 북한의 핵폐기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면서도, 국민들이 평화분위기 훼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사적 대응태세 강화나 핵무장 옵션을 배제한 채 외교적 해법만을 주장하는 현실도피형을 의미한다. 전 전 원장은 "이 유형은 좌·우·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며 "시류에 영합하고 정치적 이해만 쫒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고 꼬집었다.

▲책임회피형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심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내놨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형을 의미한다. 전 전 원장은 "한국에서 자신의 북핵 정책이 실패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인물은 김영삼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미국이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것을 완강하게 말렸던 것에 대해 후회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북한동조형
북한동조형은 속으로는 북한의 핵보유 입장을 이해하고, 북한 핵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유형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겉으로는 비핵화 외교를 통해 핵포기를 종용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부풀리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지난해 2월 열병식에서 미사일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이 지난해 2월 열병식에서 미사일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핵문제는 더 이상 외교 사안이 아니라 국가생존에 직결된 군사안보문제"라며 "오로지 외교를 통해서 북한이 보유한 수 십 개의 핵탄두를 폐기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비핵화 외교는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약화시키고 외교실패에 대비한 국민보호대책 마련 의무를 잊어버리게 했다"며 "남북이 핵무기 대 핵무기로 안보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등 핵옵션 행사에 대한 국론을 모아 국민의 힘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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