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O 문재인정부 2년] ‘소통 없는’ 탈원전 행보…에너지 백년대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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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GO 문재인정부 2년] ‘소통 없는’ 탈원전 행보…에너지 백년대계 ‘흔들’
    탈원전에 짜맞춘 '에너지 헌법'…에너지안보‧전기요금 인상 등 우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서명 45만명…정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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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5-04 06:00
    조재학 기자(2jh@dailian.co.kr)
    탈원전에 짜맞춘 '에너지 헌법'…에너지안보‧전기요금 인상 등 우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서명 45만명…정부 외면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정책을 골자로 한 기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백년대계’인 에너지 정책은 항공모함과 같아서 한번 방향이 바뀌면 다시 바로잡기가 쉽지 않아서다.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내걸고 탈원전‧탈석탄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값싼 기저발전인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현 정부 임기 내에는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성이 아닌 환경성‧안전성에 방점을 찍은 에너지진환 정책으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원전 소재 지역과 원전산업계 등에서 ‘소통 없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등의 목소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 원자력정책연대 등 원전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3차 에기본 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안 조재학 기자

    정부는 지난달 19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공청회를 열고,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35%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에기본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너지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에너지 헌법’으로 불린다. 3차 에기본은 2019~2040년을 아우른다.

    정부는 2차 에기본에서 내놓은 2035년 원전 발전비중 29%,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11%를 5년 만에 뒤집었다.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무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차 에기본 연구용역을 수행한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도전적 목표’라고 거듭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3차 에기본에 대해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짜맞추기식 계획이라고 비판한다. 에너지 정책은 경제성, 에너지 안보, 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에너지믹스(발전용 에너지원 구성)를 구성해야 하는데, 3차 에기본은 환경성을 앞세워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만을 담아냈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 에너지안보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지난 2월 구입한 전력 중 원전 단가는 kWh당 65원으로 가장 낮았고, 석탄(유연탄) 97원, LNG 143원, 신재생에너지 223원 순이다. 경제성이 높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LNG발전을 늘릴 경우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로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에너지안보는 에너지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균형 잡힌 에너지믹스가 요구되는데, 2차 에기본에서도 원전을 급격히 축소하고 석탄화력발전과 LNG발전 위주로 에너지믹스를 구성할 경우 국제 연료가격 변동위험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 강석호·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7명과 범국민서명운동본부 관계자 50여명이 지난 1월 21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촉구하고 있다.ⓒ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본부

    소통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가 유독 탈원전 정책에 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회, 학계, 학생, 산업계, 지역, 시민단체, 환경단체로 구성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본부(서명운동본부)’는 지난 1월 21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촉구하는 뜻을 담은 공개서한과 서명부를 청와대에 공식 전달했다.

    당시 서명인원은 온라인 서명 20만6214명, 자필서명 13만554명으로 총 33만6768명에 달했다. 지난 2일 기준 온라인 서명 21만6234명, 자필서명 23만5316명으로 45만1550명에 이른다.

    서명운동본부에 따르면 공개서한 제출 두 달 만인 지난 3월 15일 청와대는 정무수석실을 통해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문의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최 의원은 3차 에기본 공청회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답변은 국민 무시하는 무성의한 태도”라며 “탈원전 정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국민 밖에 없다. 탈원전 반대 운동에 동참해 주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한국원자력학회의 설문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원자력발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원전 비중을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35.5%, ‘유지해야 한다’는 32.3%로, 원전 확대‧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67.7%에 달했다.

    반면 ‘줄여야 한다’는 31%로 집계됐으며, ‘원전 제로(0)’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7.3%에 그쳤다.[데일리안 = 조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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