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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는 대형 항공사, 실적 반등할 수 있을까


입력 2019.05.02 16:13 수정 2019.05.02 17:19        이홍석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1Q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 전망

경영 개선 노력에도 경쟁 심화 속 유가·환율 변동 변수

대한항공-아시아나, 1Q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 전망
경영 개선 노력에도 경쟁 심화 속 유가·환율 변동 변수


대한항공(위)·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각사 대한항공(위)·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각사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영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재무 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여름 휴가철 성수기 효과가 맞물려 향후 실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과의 경쟁 심화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가·환율로 인해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주 또는 그 다음주 초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 되는 1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증권사별로 수치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분기 실적으로 대한항공은 3조원 초반대 매출과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아시아나항공은 1조6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각각 예상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동기 수준과 비슷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전망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LCC와의 경쟁 속에서 유가와 환율이 동반상승하는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항공이용객이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한 3057만명을 기록하면서 분기별 첫 3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점유율에서 국적 LCC는 17.2% 증가한 반면 국적 대형항공사는 1.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배럴당 84.12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며 올 초 50달러 초반선(1월 2일기준 51.86달러)까지 내려 앉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70달러선(4월30일 기준 71.63달러)으로 다시 올라선 상태다.

유가 상승은 비행기 운항 연료가 되는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올 초 1120원대에서 시작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지속 상승하면서 이제 116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외화차입금이 많은 항공사들로서는 원화환산시 갚아야할 금액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실적 경고등이 켜진 양대 항공사도 수익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 1일부터 국제선 전체 노선의 70%에 해당하는 27개 노선에서 일등석(퍼스트클래스)를 없애기로 했다.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일등석 대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이코노미석의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무급 휴직제 실시에 이어 이달 들어 희망퇴직을 접수하면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회사는 이미 지난달 초 매각 전 자구노력 차원에서 운항 기재 축소와 비수익 노선 정리, 인력 생산성 제고를 중점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지만 그만큼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여름 휴가철 성수기 효과로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특히 가격과 운수권 경쟁에서 LCC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형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결정하는 중국 운수권 분배에서도 대부분 LCC에 노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LCC들은 그동안 주요 중국 노선을 배분 받지 못해 항공 자유화 지역인 일본과 동남아 등에 집중해 온 상황이 감안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알짜 노선들이 대부분 LCC에 넘어가게 되면 양대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유가와 환율도 우상향 그래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행률이 100%를 넘어서는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생산량 감소와 미국의 베네수엘라 및 이란 경제제재, 리비아 내전 등이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 8개국에 대한 유예조치를 이달 2일 이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 지표 호조 등 미국의 경제 여건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펀더멘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강달러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입 여행객과 해외 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이용객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실적에는 긍정적 환경”이라면서도 “올해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이는 LCC에 비해 규모가 큰 대형항공사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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