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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O 문재인정부 2년] "살만하신가요?" 국민 100명에게 물었습니다


입력 2019.05.01 06:00 수정 2019.05.01 04:31        정도원 고수정 이동우 조현의 이배운 김민주 이유림 기자

"전혀" 일축부터 "갑질 줄었다" 긍정평가까지

"남북관계 의미있게 진행" "중간역할 잘했다"

반대로 "좌우갈등 심해졌다" 우려 반응도 나와

남은 3년, 시민들 경제·소통 관련 당부 많아

"살만하느냐" 질문 맞닥뜨린 시민들 반응은…
"전혀" 일축부터 "갑질 줄었다" 긍정평가까지
"잘살고 못사는건 어쩔 수 없는 문제" 대답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뒤 청와대로 향하며 거리에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뒤 청와대로 향하며 거리에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년간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사회통합·민생경제와 관련해 나름의 국정철학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데일리안은 전국 각지의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100명의 시민들에게 지난 2년간 "살만했는지", 또 문재인정부의 잘한 점과 잘못한 점, 앞으로 남은 3년간 당부하고 싶은 점 등을 물어봤다.

"살만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시민들은 복잡한 반응을 보였다.

PC보안과 관련한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20대 남성은 "예전보다는 '갑질'이 줄어든 사회 분위기가 있지 않느냐"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시민단체에 종사하는 30대 여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문제로 한국 사회가 불안을 겪었는데 최근 들어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며 "임기 2년만에 체감하는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낙관했다.

반면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20대 남성은 "전혀"라며 "당신은 살만하냐"고 되레 반문했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50대 남성도 "살만하지 않다. 인건비 때문에 직원들과 여러 번 싸우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40대 복싱장 관장은 "이쯤되면 날씨도 풀려서 신규 회원들이 한창 들어올 때인데 한산하다"며 "해마다 회원들이 줄어서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설현장 노무자로 일하는 40대 남성은 "원래 잘사는 사람은 잘살고 못 사는 사람은 계속 못 사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뭘 잘못했다기보다는 세상의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자기기 관련 중소업체의 20대 직원은 "솔직히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는 게 뭐 있겠느냐"면서도 "전 정권이 워낙 잘못한 점이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욕을 먹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정부 2년, 남북관계가 역시 '대표브랜드'
"관계개선 의미있게 진행" "중간역할 잘했다"
반면 "국격 떨어뜨렸다" "북에 놀아나" 반응도


평양 남북정상회담 평양 이틀째인 지난해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평양시민들 앞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평양 이틀째인 지난해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평양시민들 앞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정부의 지난 2년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하는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남북관계에 기울인 노력을 높게 쳐줬다.

서울의 시민단체에 종사하는 30대 여성은 "이전 정권의 제재 일변도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남북관계 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펼쳤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마케팅에 종사하는 30대 여성도 "대북정책을 폐쇄적으로 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는 잘했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이모(29·여)씨는 "대북정책에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어차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의지를 갖고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 칭찬했다. 경기 하남시에 사는 20대 사회복지사 홍모 씨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매우 의미있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서울 신대방에 살면서 외국계 기업에서 일한다는 29세 김모 씨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판문점합의를 도출해낸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소시킨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의 40대 영양사 문모 씨도 "미국과 북한의 중간 역할을 잘해서, 북한과 전쟁이 나지 않는데 한몫 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반대로 "잘못했다"는 시민들 중에서도 남북관계를 언급한 시민들이 많아, 문재인정부의 지난 2년에서 남북관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대표브랜드'이자, 시민들 사이에 이견이 치열한 '뜨거운 감자'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강모(30·여)씨는 "북한 이슈에서 본인이 대한민국 대표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 아니냐.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30대 심모 씨도 "명분도 수확도 없이 남북관계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에 사는 40대 여성 작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북정책이 제일 문제"라며 "북한 정권에 놀아나는 무능한 대북정책은 최대한 빨리 폐기하고 국민을 더 이상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서울에 사는 60대 주부 임모 씨는 아예 "북한에 다 퍼주려 한다"며 "내 그럴 줄 알았다"고 펄펄 뛰었다.

'잘못한 점'…"자유당 활개치게 놔두는 것" 주장
반대로 "좌우갈등 심해졌다" 우려 반응도 나와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는 인상, 패착될 것"


문희상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국회본청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던 국회 관계자가 지난 26일 새벽 해머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국회본청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던 국회 관계자가 지난 26일 새벽 해머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회통합 측면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경기도에 거주하며 국회의원실 비서관으로 일하는 30대 남성은 문재인정부의 '잘한 점'으로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의 방해에도 일관해서 밀어붙인 것"을 꼽으며, "소득주도성장도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의 40대 여성 디자이너는 '잘못한 점'으로 "자유당 같은 극우정당이 활개치게 놔두는 게 잘못"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회사원 유모(32·여·서울)씨는 "이번 정권이 하는 일은 모두 옳고 정의로우니 논쟁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데, 잠재적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꽤 된다"며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게 이후 패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에서 부동산을 하는 박모(56)씨는 지난 2년간 "국민들 간의 좌우갈등이 심화됐다"며 "대통령은 정의를 구현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를 잘하는 자리다. 보수 세력이 다소 억지스런 주장을 하더라도 너그럽게 대해야지, 강하게 나가면 반대쪽도 강하게 나와 지금처럼 보혁갈등만 심화된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에서 학원을 하는 50대 신모 씨는 현 여권을 향한 '내로남불' 논란을 지적하며, "다음 대선은 투표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체념한 모습을 보였다.

"손님이 없다""장사 안되는게 역대급""문재앙"
"'시간 쪼개기' 제안받아 알바 그만둬" 아우성
"경제는 늘 어렵고 살기편한 적 없었다" 반박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 정권 경제실정백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 정권 경제실정백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남북관계·사회통합과 함께 국정의 큰 축인 민생경제와 관련해서는, 시민들 사이에서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알바'를 하던 시민들도 '유탄'을 맞았다는 언급이 있었다.

40대 서울 택시기사는 "택시는 특히 경기를 많이 타는데, 경제가 좋지 않은 게 체감으로 느껴진다"며 "밤에 택시 손님이 없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서울에서 만두가게를 하는 50대 여성도 "장사가 안돼도 '역대급'으로 안된다"며 "서민 음식인 만두가게조차 이렇게 안 되는데 다른 데는 어떻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용인시에서 치킨집을 하는 박모(57)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생 급여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으며, 인천의 50대 공인중개사 정모 씨는 "중개업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적은 진짜 처음"이라며 "집값을 잡겠다면서 정부 규제만 강화하니 거래가 바닥"이라고 화를 냈다.

댄서 이모(25·여·서울)씨는 "지난해 최저시급이 올라가면서 연말에 알바에서 짤렸다"며 "시급이 올랐다고 '시간 쪼개기'를 제안받아 그만뒀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토로했다.

반면 회사원 김모(28·여·서울)씨는 현 정부의 '잘한 점'으로 "형식적으로라도 '워라밸'을 지키도록 법을 만든 것이나 최저임금을 올린 것"을 꼽으며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이나 주52시간제로 서민도 피해를 보고 기업이나 스타트업도 피해를 보겠지만, 당장 피해를 본다고 꼭 못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1~2년 해서 성과가 나올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학교미화원 박모(60·광주광역시)씨는 "최저임금 상승은 서민과 직접 관련된 제도로 (문재인 대통령이) 잘했다"고 평가했다. 헤어디자이너 조모(37·여·부산)씨도 "부동산 정책은 전 정권때 아무나 90% 대출받아 집 사게 만들었던 것을 바로잡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개인가계부채가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20대 프리랜서 임모 씨는 "경제는 늘 어려웠고 서민이 살기 편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정부에서 특히 살기 어렵다고는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은 3년, 시민들 경제·소통 관련 당부 많아
"서민경제 살려달라""어느 순간부터 소통 막혀"
"분수같은 정책이 아닌, 비내리는 정책 바란다"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2차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 규탄대회'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2차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 규탄대회'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정부 3년차가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시민들은 지난 2년간의 정책을 바탕으로 남은 3년의 임기에 당부하는 사안으로 경제·소통 등을 주로 꼽았다.

서울에서 카페 매니저로 일하는 30대 남성은 "앞으로 3년은 보여주기식 정치적 안건은 넣어두고, 실질적으로 서민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많이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60대 빌딩경비원은 "소득주도성장은 아니다"라며 "맨날 외국에 나가지 말고, 국내 경제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자영업자는 "판문점선언·북미정상회담 등 '세기의 이벤트'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며 "남북뉴스보다 경제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 UX설계자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거리에서 시민들과 소주를 나눠마시면서 격의없이 소통할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며 "국민과의 소통에 좀 더 힘써달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0·서울)씨도 "어느 순간부터 소통이 막힌 것 같은데 좀 더 민심을 살펴달라"며 "타협과 조정을 통한 통합에 힘썼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반면 광주광역시에 살면서 한전으로 출퇴근하는 50대 남성은 "문재인정부는 잘하고 있다"며 "남은 3년 동안 남북관계를 더욱더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6·서울)씨도 "3년 동안 흔들림없이 지금의 기조를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신모(57·경기)씨는 "억지로 뿜어올리는 분수 같은 정책이 아닌, 비가 내리는 듯한 정책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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