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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 판문점선언으로 어마어마한 성과 챙겨"


입력 2019.04.29 20:17 수정 2019.04.29 20:47        이배운 기자

비핵화 구조 변경, 대북 타격논의 불식, 추가 대북제제 차단

"미국, 불법환적 행위 일부러 눈감아 준듯"

비핵화 구조 변경, 대북 타격논의 불식, 추가 대북제제 차단
"미국, 불법환적 행위 일부러 눈감아 준듯"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판문점선언문을 발표하고 악수하고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판문점선언문을 발표하고 악수하고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북한이 지난해 '4.27 판문점선언' 등 남북미 화해분위기를 통해 핵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4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지난해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선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크게 3가지 이득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우선 김 위원장이 판문점선언을 통해 오랫동안 유지돼온 국제사회의 엄격한 비핵화 원칙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냈다고 봤다.

태 전 공사는 "그동안 서방세계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만 교류·협력할 수 있다는 원칙을 굳건하게 고수해왔다"며 "그러나 김정은은 판문점선언으로 핵무기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고 '선 남북관계 개선, 후 비핵화'라는 해법 도식을 도출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이런 해법 도식에 따라 남북관계를 먼저 발전시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김정은은 또 싱가포르 합의에서도 북미관계 개선 및 평화정착 다음이 비핵화라는, 전통적인 비핵화 구조를 뒤바꾸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챙겨갔다"고 덧붙였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4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 4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미국의 대북 타격 가능성이 불식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앞서 북한은 2017년 11월 '핵무력완성'을 선언했고, 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면서 무력을 사용한 북핵 제거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화분위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같은 논의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북한 사회및 체제는 최대 불안 요인을 덜었다.

아울러 미국의 추가적인 경제제재를 피해 체제 연명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는 지적이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행위는 2017년 60여건에서 2018년 13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 전 공사는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은 활발한 밀수를 통해 장기전에 들어설 기름을 비축했다"며 "미국의 강력한 정보력과 감시 하에서 이렇게 광범위한 밀수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들 밀수 행위를 엄격하게 통제했다면 김정은은 하노이까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아마도 김정은을 하노이 테이블까지 데려오기 위해 미 당국에서 불법 환적 행위를 어느정도 눈감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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