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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패착' 되나…민주당, 대치 장기화에 부담 가중


입력 2019.04.29 16:00 수정 2019.04.29 16:05        이유림 기자

당내 "더는 늦출 수 없다" 조급한 분위기

여야4당은 균열 조짐…패스트트랙 '안갯속'

당내 "더는 늦출 수 없다" 조급한 분위기
여야4당은 균열 조짐…패스트트랙 '안갯속'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25일 자정을 넘긴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 등과 대치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25일 자정을 넘긴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 등과 대치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여야 4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한 날짜보다 5일이 지난 29일 여당 내부에선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조급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대치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열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도 "(패스트트랙 지정이) 다음 주 중반, 5월까지 가선 안 된다"며 "5월로 넘어가면 더 복잡한 상황이 될 거다. (처리가 지연될수록) 국민적 에너지, 국가적 에너지 소모가 증폭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의원도 29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패스트트랙 지정은 빨리하면 할수록 좋다"며 "그동안 민주당이 고립돼 있다가 개혁연대가 처음으로 복구된 건데,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진흙탕 싸움' 전략으로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특히 언론이 한국당 전략에 발맞춰 국회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불만을 터트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언론이 한국당이 한 잘못들을 꾸짖는 게 아니라 양쪽이 모두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라며 "한국당의 억지로 국회가 엉망이 됐는데, 양비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결사저항을 외치며 장외투쟁을 여는 등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것도 민주당에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이 생길 경우 선거제 개편에 올인해 민생을 놓쳤다는 비판에 처할 수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패스트트랙의 원동력이던 여야 4당 간의 공조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앞서 사개특위 위원 2명을 잇따라 교체하면서 내홍을 겪은 바른미래당이 29일 권은희 의원의 법안도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평화당이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한 상황이다.

평화당은 이날 입장문에서 "각 당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어렵게 합의한 안을 깨고 두 법안의 동시 상정이라는 절차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부득이 필요하다면 재논의를 거쳐 하나의 안으로 발의하는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을 돌파하지 못하고 '백기'를 드는 등 여야4당의 공조가 깨지면 패스트트랙 논의 자체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선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여야4당 모두에게 있어 타격과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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