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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대선 ‘이념전쟁’을 이겨 집권하고 싶다면


입력 2019.04.28 06:00 수정 2019.04.27 23:05        데스크 (desk@dailian.co.kr)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 등 우파 책의 반란

좌파 책들이 범람하는 담론 시장을 점령해야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 등 우파 책의 반란
좌파 책들이 범람하는 담론 시장을 점령해야


지난 27일 오후 서울 괗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개최한 2차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 규탄대회'에서 ‘문재인 STOP’이라고 씌여진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7일 오후 서울 괗화문 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이 개최한 2차 '독재타도 헌법수호 문재인 STOP, 규탄대회'에서 ‘문재인 STOP’이라고 씌여진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요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핫(hot)’하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최근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그렇다. 그가 한 공영방송에 출연해 예의 ‘화려한 수다’로 장엄하게 자신을 미화했다. 과장스럽긴 했지만, “‘정치인의 영웅담’이 다 그렇지” 할 정도의 수준이라 여겨졌다.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사이다’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방송에서 한 그의 말이 거짓이라는 증언과 증거가 제시됐다. 그와 동시대 민주화투쟁을 했던 심재철 의원이 주인공이었다.

유 이사장은 고문을 피하기 위하여 진술서를 썼고 (‘그때 자신이 글을 잘 쓰는 것을 알았다’고 까지 했다), 그 진술서에서 동지들의 이야기는 철저히 피했다고 방송에서 말했다. 그런데, 심 의원의 증언은 완전히 반대였다. 유 이사장이 당시 77명의 동지들 신상을 기술해, 계엄군이 민주화세력의 상황을 파악하고 탄압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진술도 있었다. 심의원도 그 77명 중 한명이었다. 그는 유 이사장이 당시 작성했다는 진술서 원본을 제시하며 말했다.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세련된 세치 혀와 현란한 문장으로 남을 재단하기 좋아한다. 많은 사람이 거기에 넘어가 그를 칭송한다. 그의 손가락은 언제나 다른 사람을 지목하고, 자신은 대중의 시선에서 피해 있다. 그는 여론조사에 의하면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이고 유튜브에서는 최고의 스타인데, “정치를 안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보통의 정치인과 다른 ‘사심없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런 인식이 더 그를 유명하게 하고 신뢰있는 지도자로 만들다.

어떻게 이런 어이없는 일이 가능할까? 그 힘의 원천의 그의 ‘글과 책의 힘’이다.

좌파들은 말을 잘하고 글도 잘 쓴다. 그러면서도 사실과 진실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잘 쓸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에 얽매이면 말이나 글 모두 한계가 있다. 그들은 소설적 상상력을 사실인양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데 선수다. 진실과 사실에 매이지 않는 시원한 말과 글이 사람들을 충동시킨다. 소위 ‘사이다 발언’이다. 또는 ‘개념’이란 개념없는 표현으로 칭송된다.

필자는 거의 매년 있는 전국선거가 임박하면 서점에 가 본다. 그 때마다 인기코너에는 좌파진영의 책들이 넘쳐난다. 상대적으로 우파진영의 저서는 귀퉁이에 명맥만 이어가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2017년 대선 때는 처참했다. 우파진영의 책은 눈을 비벼도 찾을 수가 없었다. 간간히 대선후보의 자서전 정도가 전부였다. 대통령 당선자의 득표율은 40% 초반인데, 담론시장은 80%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런 차이는 ‘현실의 부적격’이 담론시장의 조작에 의해 어떻게 미화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동시에 차기대선에서 자유우파진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유우파세력은 대부분 ‘실용서’나 ‘학문서’에 집중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다. 그러다 보니 담론시장은 좌파들의 독무대가 되었다. 수많은 보수정당 정치인들이 자서전을 써 냈지만, 출판기념회를 위한 非 대중서들이었다. 깊이도 없고 효용도 없었다. 라면냄비 받침대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면서 선거전략에서는 미디어의 중요성은 강조했다. ‘마케팅’하듯이 말이다. 돈을 들여 장악할 생각만 했다. 그러나 투자대비 효용은 높지 않았다. 담론시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론시장은 스타마케팅같이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내고 충성도를 입증하는 시장’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야한다. 그러려면 컨텐츠의 물량이 아니라 질이 좋아야 한다. 품질에 투자하고 질 좋은 생산품을 만드는 작가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작가의 대표주자가 유시민이다. (인문)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유시민의 책이 없을 때가 없다. 이제 ‘글 잘 쓰는 법’을 써서 스테디셀러에 올린 상황이다. 그의 거짓을 미화할 자본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다. 자유우파에서도 담론시장에서 싸울 이런 작가가 절실했다.

훌륭한 책은 수많은 효용을 낳는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다. 담론시장에서 ‘원 소스’는 책인 경우가 많다. ‘멀티유즈’는 방송, 유튜브,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 등이다. 화제가 되는 책을 쓴 사람은 방송섭외 1순위다. 수많은 스타가 저술을 통해 나왔다. 유시민,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 등 현 여권의 말꾼들이 모두 책으로 화재가 되었다. 그들은 상황이 어려우면 지하시장에서 힘을 얻는다. ‘나꼼수’가 대표적인 플랫폼이었다. 여기는 막말과 거짓이 넘쳐났지만, 사람들은 의례 그러려니 했다. 원래 그런 시장이니까... 그러다 인기를 얻으면 다양한 제도권 매체로 진출한다. 정권이 바뀌니 방송을 하나씩 꿰차고 엄청난 출연료를 받으며 행복하게 지낸다. 과거에 했던 막말은 잊고 상대진영의 말들을 막말이라 비판하며 말이다.

지상파와 제도권 매체를 상실한 자유우파는 다른 종류의 ‘B급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그게 유튜브다. 정부가 ‘거짓뉴스 단속’이란 명목으로 압박을 하고는 있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으니(사법권 jurisdiction 범위 밖) 당분간은 해방구다. 매체를 확보했으니, 본격적으로 담론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진지가 구축된 후 상대와 전쟁을 할 수 있다. 그 진지가 책이고, 이를 통해 제도권 담론시장을 수복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이 선두주자다. 고성국 박사와 이종근 정치평론가가 오랫동안 정치와 언론·방송활동 경험을 통해 깨우쳐 익힌 노하우를 쏟아 냈다. 제목 ‘전략’에서 보이듯 그 지향하는 바는 실용서지만, 내용은 ‘이념전쟁’에서 부터 시작한다.

필자는 ‘자유우파’라는 조어가 익숙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조어의 효용을 알 수 있었다. 고 박사는 필자처럼 ‘보수’라는 말을 귀하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선양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 ‘보수’는 너무 낡고 오염됐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이름을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수진영의 지향인 ‘자유’와 좌우의 개념에서 따온 ‘우파’를 묶어 부르자는 것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 저서는 좌파들이 제시하는 ‘유령들’을 분석한다. 그들이 전략적으로 퍼트리고 있는 유령들이 우파진영의 동력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본 저서는 최대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 유령들의 허구성을 논증하고 있다. 이어 ‘좌파의 인물부재’를 부각시킨다. 현 여권에 기라성 같은 차기대권 후보군이 있는 것 같지만, 각각의 인물이 차별화되거나 독립적 경쟁력을 갖는 것은 아니란 분석이다. 그중 누가 나와도 득표력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 한계를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력에서 찾았다. 박근혜 전대통령과 ‘1 대 1’로 진검승부를 했던 2012년 대선 때다. 문대통령이 얻은 1400만표가 좌파진영의 최대치라고 봤다. 노무현 전대통령 때부터 내려온 ‘호남 몰표에 영남 후보’라는 좌파진영의 성공 방정식을 반영한 것 같다. 좌파의 이 정도 득표력으로는 자유우파가 진영을 갖추고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결코 승리할 수 없으니, 인물우위는 별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좌파진영에는 금기가 많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첫째는 김대중, 노무현이고, 둘째는 북한, 셋째는 민노총, 전교조, 환경단체 등이다. 이 금기를 모두 준수하면 중도확장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현 정권인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도 중요한 변수다. ‘차별화’는 모르지만 ‘반기를 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상대적 우위를 찾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모두에 말했던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호남 몰표에 영남 후보’의 전형적인 후보로 노무현재단이란 후광효과도 있는 후보다. 고성국 박사는 유 이사장이 스타가 된 계기인 ‘항소이유서’를 쓴 당시 “유시민이 얼마나 황당한 짓을 했나” 궁금하면 말해주겠다며, 말할 가치가 없다고 일갈한다.

마지막으로 자유우파진영 리더들의 인물평도 있다. 자유우파진영의 승리를 위해 ‘인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실용적인 지침서로서 잠재적 리더에 대한 평가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직접 읽어 보고 판단하시길 바란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곱씹을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전해 섣불리 판단하면 행간의 깊이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내용 소개는 최소한으로 한 것이다.

고성국 박사와 이종근 실장은 평소에 방송을 함께 해 봐서 잘 아는 사이다. 두 분의 ‘케미’가 예사롭지 않겠다 싶었지만, 책을 보고 확인했다. 고 박사는 논리적이고 직설적이다. 이 실장은 사실에 충실하고 다양한 쓰임새에 집중한다. 당연히 유연하다. 상이한 캐릭터를 가진 그들의 조합이 진실에 접근하고 그 위에서 전략을 세우는데 시너지효과를 만드는 것 같다.

자유우파진영의 수많은 지식인들이 말한다. “우리 진영에서는 ‘책을 좀 쓰라’고 하면서 정작 책이 나오면 사지는 않는다”. 싸고(공짜) 좋은 것은 없고, 맛보지 않고 단 것을 찾을 방법은 없다. 이제 직접 사서 맛을 보시기 바란다. 그게 애국하는 길이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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