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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5~7% 이익률 목표 "아 옛날이여"


입력 2019.04.26 12:48 수정 2019.04.26 14:09        박영국 기자

R&D 비용 감안, 이익률 5%는 지속가능성 확보 위한 최소치

1분기 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려야 달성 가능

R&D 비용 감안, 이익률 5%는 지속가능성 확보 위한 최소치
1분기 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려야 달성 가능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 추이.ⓒ데일리안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 추이.ⓒ데일리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5~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중기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2%대에 그친 영업이익률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수준으로, 한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호시절의 재현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영업이익률 4% 이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열린 2018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2022년까지 7%대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23조9871억원, 영업이익은 824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4%에 그쳤다.

기아차의 영업이익률 목표는 더 보수적이다. 올해 목표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2022년까지 5%의 영업이익률을 중기 목표로 제시했다.

1분기 매출액 12조4444억원, 영업이익 5941억원을 기록한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4.8%였다. 영업이익에서 2800억원의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3141억원이다. 이 숫자로 계산하면 영업이익률은 2.5%까지 떨어진다.

두 회사 모두 ‘잘 나가던 시절’에 비하면 소박한 목표를 내세웠다. 현대차의 경우 2012년만 해도 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3년(9.5%)과 2014년(8.5%) 실적도 준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나들었고, 주요 관심사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넘어설지 여부였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사드 사태 여파로 중국 판매가 반토막 난 2017년에는 5%선이 무너졌고, 지난해는 2.5%까지 급락했다.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률이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보여왔다. 2012년 7.5%로 준수했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까지 매년 거의 1%포인트씩 빠지다가 사드 사태와 통상임금 소송 패소 악재가 겹친 2017년에는 1.2%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1%였다.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수익을 많이 남기겠다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목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는 계속해서 신기술이 적용된 신차를 내놓아 판매 모멘텀을 유지해야 되고, 이를 위한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특히 요즘과 같이 전동화, 커넥티트, 카셰어링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소요가 더 커져, 영업이익률이 최소 5% 이상은 돼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5~7%라는 영업이익률 목표치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수치라고 하지만 이 역시 쉽게 달성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대비 2~3배, 올 1분기와 비교해도 2배 이상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도 지난해 5.9%의 영업이익률에 그쳤다.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실적을 봐도 영업이익률 6%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급차 위주로 판매하는 다임러 벤츠도 지난해 7%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6.7%)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 중 그나마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인 업체가 토요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8.1%를 기록했다. 토요타생산방식(TPS)이라는 특유의 생산 최적화 시스템을 통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결과다. 토요타는 재고, 과잉생산, 가공, 운반, 대기 등의 낭비를 제거하고 필요한 물품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는 적시생산시스템(JIT)을 적극 도입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원가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4일 현대차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원가 절감을 통해 올해 4% 이상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차세대 플랫폼을 통해 부품의 표준화 공용화 비중을 확대하고, 권역별로 원가 최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 역시 25일 기아차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원가절감과 전동화 분야에서의 수익성 개선 노력 계획이 실현된다면 2022년 5%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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