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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오늘 블라디보스토크 도착…판문점행사‧남북대화 '무응답'


입력 2019.04.24 11:03 수정 2019.04.24 12:35        이배운 기자

판문점선언 기념행사·4차 남북정상회담 손짓에 '묵묵부답'

전성훈 "文정부 중재자 역할에 좌절…남북대화 정체될 듯"

판문점선언 기념행사·4차 남북정상회담 손짓에 '묵묵부답'
전성훈 "文정부 중재자 역할에 좌절…남북대화 정체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열차에 탑습 하기 전에 환송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열차에 탑습 하기 전에 환송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정부는 북측에 수 차례 대화 의지를 피력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무런 공식적인 응답 없이 러시아행 열차에 올랐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중재자·촉진자' 추진에 '당사자' 역할을 요구하면서 남북대화의 접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하여 4월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하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경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오는 25일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 계획을 지난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통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인사들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아예 없지는 않다"며 기대감을 내비췄지만, 현재까지는 불참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판문점선언을 1주년 앞두고 관련 언급을 일체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대대적으로 1주년 행사를 홍보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양새다.

이에 대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현재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회담 추진을 공시고하 했다.

그러나 북한 선전매체들은 연일 정부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선순환', '대북제재 틀 내 남북협력 추진' 구상 등을 겨냥해 '외세와의 공조는 민족분열을 초래할 뿐이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김 위원장에게 집중돼 있는 북한체제 특성상,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기 전까지 북측이 새로운 태도 변화를 보여주거나 남북관계 관련해 중대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정부는 그동안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주도하고 남북관계의 극적인 화해를 이뤘다고 자평해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상은 북한의 필요에 따라 남북대화가 성사됐을 뿐이며, 최근 핵협상 국면에서 남한의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남북대화도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남한이 제시했던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을 거부하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빅딜' 입장을 바꾸지 않았음이 밝혀졌다"며 "이를 본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당초 북한은 남북대화를 시작하면서 한국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박을 무릅쓰고서라도 대북 경제지원을 할 것으로 기대를 했던 것 같다"며 "지난 일련의 핵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한국이 뜻대로 움직여 주지 못했다는 실망을 넘어 좌절까지 있는 듯 하다"고 관측했다.

전 전 원장은 이어 "북한은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해봤자 원하는 수준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북미대화가 진전을 이루기 전까지 남북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의 포스트 하노이 전략은 미국과 3차 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핵미사일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제재를 해제시키는 '핵 굳히기'전략이다"며 "북한은 현 시점에서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에 쉽게 나서면 제재해제에 집착하고 있다는 의도가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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