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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IB 인재영입 '뜻 밖 변수'로 차질


입력 2019.04.24 06:00 수정 2019.04.24 10:57        부광우 기자

PF 이해상충 논란에 SS본부장 인사 지연

IB총괄 사장 임기 초반 히든카드 생채기?

PF 이해상충 논란에 SS본부장 인사 지연
IB총괄 사장 임기 초반 히든카드 생채기?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특수 투자 조직이 출범에 차질을 빚고 있다.ⓒ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특수 투자 조직이 출범에 차질을 빚고 있다.ⓒ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특수 투자 조직이 출범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사업부의 리더로 영입하려던 투자금융(IB) 인사가 예기치 못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달 초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미래에셋대우 IB1부문 산하 스페셜시츄에이션본부(SS본부)의 사업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

이는 SS본부장 인사에 갑작스런 변수가 생기면서 벌어진 일이다. 미래에셋대우는 SS본부에 국내 한 대형회계법인의 전무이사를 영입하기로 하고 물밑 작업을 벌여 왔다. 그리고 이미 지난 달 말쯤 해당 인사가 이직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래에셋대우 내부의 SS본부 인력 구성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것처럼 보였다.

잡음은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해당 인사가 자신이 속한 회계법인에서 담당해 오던 수천억원 대의 채권 공개 입찰에 미래에셋대우가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처럼 누구보다 관련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임원이 거래에 참여하려는 여러 사업자들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에 IB업계에서는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의 거래는 최근 진행 중인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2170억원 어치를 매각하기 위한 입찰이다. 헌인마을 사업은 서울 강남권에 몇 남지 않은 미개발지 노른자 땅의 부동산 개발권을 둘러싼 프로젝트다. 이번 입찰 매물로 나온 대출채권을 인수하면 헌인마을에 대한 향후 개발 사업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헌인마을 개발 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됐지만 여러 우여곡절에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시공사로, 이들이 출자해 만든 우리강남PFV가 시행사로 참여해 서울 내곡동 374번지 일대 13만2379㎡ 부지를 고급 단독주택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우리강남PFV가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 전체 토지의 77%인 9만9455㎡를 담보로 2300억여원을 대출받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치면서 2011년 사업이 좌초됐다. 이 여파로 시공사인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부도를 맞았다.

우리은행 등 헌인마을 PF 대주단은 10년 넘게 잠자고 있는 대출채권을 신속하게 처분하길 원했다. 이런 예민한 시점에 매각 주관을 맡긴 회계법인에서 이 거래의 총 책임을 맡고 있던 전무이사가 유력 입찰 예상 사업자인 미래에셋대우 SS본부장으로 넘어간다는 얘기가 돈 것이다.

소란 없이 채권을 정리하고자 했던 헌인마을 PF 대주단으로서는 자신들이 지정한 매각 주관사에서 새 나온 악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주단 내 최대주주인 우리은행 측이 회계사의 독립성을 이유로 해당 전무이사의 이직에 난색을 표하면서, 조만간 이뤄질 줄 알았던 미래에셋대우 SS본부로의 합류는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가 속한 회계법인은 헌인마을 PF 대출채권 공개 매각의 담당 임원을 다른 전무이사로 교체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더욱이 SS본부를 두려던 미래에셋대우 IB1부문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김 사장이 몸담고 있던 조직이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현재의 IB총괄 사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IB1부문대표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이로써 김 사장이 미래에셋대우의 IB 수장으로서 내보일 대외적 첫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 SS본부의 향후 인사 행보에는 더욱 눈길이 쏠리게 됐다. SS본부는 그 이름처럼 특수한 상황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조직이다. 주로 지배구조 이슈 해소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 등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으로서는 단지 헌인마을 채권 인수만을 목적으로 매각 주관사의 임원을 데려오려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최근의 논란에 당황스런 면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잠시 숨을 고른 뒤 기존 판단대로 인재 영입을 강행할지, 혹은 새로운 대안을 찾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IB 관계자는 "현재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 출범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곧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개시를 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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