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0년 집권론'의 실체

실시간 뉴스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19일 18:07:59
    이해찬, '20년 집권론'의 실체
    <김우석의 이인삼각> ‘권력의 수직 계열화’…3부와 헌법재판소 장악
    ‘중남미형 좌파정당의 포퓰리즘’을 벤치마킹…‘비문주자 씨 말리기’
    기사본문
    등록 : 2019-04-22 06:30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김우석의 이인삼각> ‘권력의 수직 계열화’…3부와 헌법재판소 장악
    ‘중남미형 좌파정당의 포퓰리즘’을 벤치마킹…‘비문주자 씨 말리기’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 임시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주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내년 총선 260석 목표’ 발언이 논란이 됐다. 논란이 가열되자 민주당에서는 ‘그냥 덕담’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 마음속의 찜찜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이 대표 발언의 맥락을 보면 더욱 그렇다. 원외위원장 격려를 위한 모임에서 한 발언이라지만, 비공개가 아닌 공개발언에서 한 말이고 끝날 때 다시 반복하기까지 했다. 나아가 발언 내용 전문을 출입기자들에게 메일로 전송했다. 이 정도면 정말 오만하고 안하무인(眼下無人)한 태도 아닌가? 나아가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과거 그의 ‘20년 집권론’과 오버랩되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20년 집권론’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그래서 필자는 그동안의 행태를 근거로 여권이 가지고 있는 ‘20년 집권론’을 해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 ‘권력의 수직 계열화’다. 지난 2016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이 됐다. 새누리당의 오만함 때문에 얻은 반사이익이었지만 입법부 권력을 그들이 차지한 것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루고 어부지리로 정권을 차지했다. 입법부와 행정부를 아우른 것이다. 행정권력을 차지하자, 그 영향력 아래 있는 사정기관을 동원해 정적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정기구인 검찰과 경찰에게 충성 경쟁을 시켰다. 이들의 목줄로 ‘공수처 신설’을 활용했다. 사정기관들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분권화된 권력기관들을 닥치는 대로 들쑤셔 놨다. 전 정권을 겨냥한다며 행정부를 물갈이 했고, 입법부는 여야 할 것 없이 친문이 아니면 적으로 몰아붙였다. 입법, 행정에 이어 사법부에 대한 ‘작업’이 시작됐다. 대법원장, 대법관과 사법부의 주요보직에 현 정권을 지지하는 특정그룹 출신인사를 채워 넣었다. 나아가 ‘사법적폐’란 이름으로 사법부 전 수장을 감옥에 넣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 법관들을 찍어내기 위해 ‘법관탄핵’을 들고 나왔다. 군사독재에서나 있을 법한 발상이었다.

    대통령은 대법원장을 임명했고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모두 장악한 것이다. 진정한 국가원수가 된 것이다. 그 다음은 최종심인 헌법재판소 차례였다. 헌법재판관은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1/3씩 추천한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세명씩이고, 국회는 교섭단체가 추천한다. 여당추천까지 합하면 총 9명 중에 7명이 친문인사다. 이정도 되면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입법부를 무력화시키고, 정당까지 해산시킬 수 있다. 대통령과 법관도 탄핵시킬 수 있다. 무소불위의 정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력을 알았기에, 과거정권에서 야당이 반대하는 헌재재판관에 대해 임명을 강행한 사례는 없었다. 그런데, 현 정부는 2년도 안되 헌법재판관을 4명이나 어거지로 임명했다. 대통령이 해외에서 전자결재까지 동원했다.

    권력의 세 축인 3부와 최종심인 헌법재판소를 장악했으니, 여론만 아니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당연히 현 정권은 언론장악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사장 임명권을 갖은 공영방송과 자파매체들은 말할 것 없고, 보수매체들도 방송위원회와 광고, 사정기관 등을 무기로 숨을 못 쉬게 하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보수논객들이 방송에서 퇴출됐다. 그들이 유튜브로 옮겨가자, 정권은 ‘가짜 뉴스’라는 멍에를 씌워 또 압박했다. 이제 권력을 견제하는 4부(언론)까지 손에 넣은 것이다. 권력의 시작과 끝은 역시 국회다. 현 정부 탄생이 국회에서 시작됐으니, 내년 총선에서 개헌선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면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것이다. 정말 창의적이지 않는가? 이 정도면 독재국가인 북한, 중국, 러시아가 부럽지 않다

    둘째는 ‘중남미형 좌파정당의 포퓰리즘’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롤모델로 했다면, 재정정책은 중남미좌파정당을 벤치마킹한다.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134조 선심성 약속을 남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17개 시·도 투어를 통해 접수된 410개 지역사업 예산 규모가 8조 5644억원에 달하고, 국비와 지방비, 민자(民資)를 포함해 이 사업들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총사업비는 134조 349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 예산도 모자라 국회와 지방정부 의회도 추경을 편성해 퍼주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4월 국회와 다가올 5월 국회도 추경이 가장 큰 이슈다. 애초에 ‘미세먼지’와 ‘강원산불’을 명분으로 편성필요성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퍼주기 예산’이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추경예산과 본 예산에서 책정만 해 놓고 소진하지 못한 예산이 수조원인데 또 추경을 편성해 퍼주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야당이 재해예산에 한정해 추경예산을 편성해 올리면 신속하게 처리해 주겠다고 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최근 안산시는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대학생에게 등록금 반액을 보조하겠다는 정책발표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의회는 여당이 장악하고 있고, 중앙정부도 특별히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와 국회, (광역과 기초)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모두 한통속이니 ‘견제와 균형’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간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쓴소리를 하며, 집권여당을 ‘중남미형 좌파정당’이라고 평했겠는가? 이런 식의 예산정책은 ‘언발에 오줌누기’, ‘갈증에 바닷물 마시기’지만, 단기적으로 국민에겐 마약과 같이 매혹적인 처방일 수 있다.

    셋째는 ‘비문주자 씨 말리기’다. 당내외를 가리지 않고 반문이나 비문을 숙청시켜 대안을 없애는 것이다. 당내 인사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해당된다. 이들은 여당이지만, ‘문빠’에겐 ‘눈엣 가시’였다. 타당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철수 전 대표가 있었다. 이들의 ‘싹을 잘라버린’ 비열한 행태가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러나 지금도 그들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이제 그 칼끝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향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장관후보자가 황대표를 물고 늘어지더니, 최근에는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 나아가 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까지 ‘황교안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상대를 없앤 후에 자기들끼리 ‘20년 이상 집권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그들이 크게 오판한 것이 있다. 아무리 권력의 수직계열화, 언론장악, 퍼주기 예산, 상대후보 싹자르기를 하더라도, ‘국민이 주권자고, 민심이 정권을 결정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고 순리다. 주권자가 모여 있는 저자거리에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불만이 넘쳐난다.

    “경제상황이 IMF보다 심하다”는 소리가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상점과 공장의 1/3이 문을 닫고, 1/3은 문을 닫을까 고민하고 있으며, 1/3은 차마 닫지 못해 어렵게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이 무슨 필요가 있으면 퍼주기가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대안이 없어도 현재의 위기를 간과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악이 등장한다 해도, 지금의 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더한 악이 나와도 그 때가서 걱정할 문제다. 박근혜정부에 했듯이 말이다.

    지금 집권당이 말하는 ‘20년 집권전략’은 현재 권력을 갖은 자들만의 ‘내재적 접근’이다. ‘그들만의 리그에, 그들만의 전략’이다. 결코 성공해선 안 되고 할 수 없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