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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31] 이해진, 네이버 재도약 위한 ‘고군분투’


입력 2019.04.22 06:00 수정 2019.04.21 19:53        이호연 기자

은둔자에서 구원투수로 등판

노사갈등 해결, 모바일 개편, 신사업 발굴 등 총력

은둔자에서 구원투수로 등판
노사갈등 해결, 모바일 개편, 신사업 발굴 등 총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 ⓒ 네이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 ⓒ 네이버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해외에서는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기업과 전면전을 치러야 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대기업으로 커진 조직의 운영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이버의 녹색피를 다시 돌게 하기 위해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행보가 그 어느때보다 분주하다.

◆ 대통령에 쓴소리도....은둔자 -> 구원투수
이해진 GIO는 지난해부터 네이버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왔으나, 올해 국내 현안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을 지적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GIO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도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적어도 국내 기업도 해외기업과 동등하게 법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 GIO의 이같은 언행은 IT업계에서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그간 은둔의 경영자를 자처했지만 공식 석상에서 당당히 네이버의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 GIO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국회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세례에도 굴하지 않고 의견을 표출해왔다. 한동안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에 대해서는 “네이버 서비스에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도 “매크로를 기술적으로 막을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고 시인했다. 대신 뉴스 서비스 영역을 편집하는 간접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 유럽 순방에도 경제사절단으로 참여,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상 국빈 만찬에도 함께 자리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해외 투자와 사업에는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꼼꼼한 성격의 차분한 이미지로 알려져있으나,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업적 판단이 과감한 그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털 ‘K펀드1’에 1억 유로 출자,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인공지능(AI)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 인수, ‘네이버프랑스SAS’ 유상증자에 2589억원 출자 등이 이뤄졌다.

◆ 노사 갈등, 첫 화면 개편...‘성장통’ 겪는 중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IT공룡이 된 네이버의 주요 현안은 노조설립, 인력 유출, 모바일 첫화면 개편, 커버스 및 핀테크 사업확대 등이다. 특히 네이버 노조 설립은 현재까지도 판교에서 큰 화젯거리다. 회사 규모가 커지자 지난해 4월 네이버 노조가 설립됐고 노조는 각종 복지, 조직 문화, 협정 근로자 관련 등을 주장했으나 의견 합의를 보지 못하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인력 유출 역시 네이버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네이버의 핵심 인력이 타 업체로 이직하는 등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 로봇, 자율주행 등의 연구를 주도해왔던 송창현 전 네이버랩스 대표 및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회사를 퇴직하고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통버역 앱 ‘파파고’ 개발을 이끌었던 김준석 리더는 현대차의 AI전문조직으로 적을 옮겼다. 별개로 경쟁사보다 우수한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의 유수의 개발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핵심 서비스 분야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을 발단으로 시작한 첫 화면 개편은 아직도 안착중이다. 뉴스편집에서 벗어나고, 기존 네이버가 강점을 보여왔던 쇼핑 등의 커머스를 내세운 모바일 화면을 공개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용자들이 10년만에 전면 개편한 모바일 화면의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얼마나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검색에서 벗어나 영상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의 탈바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자체 동영상 플랫폼을 활성화하며 K-PoP 콘테츠를 활용한 영상콘텐츠로 유튜브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TV' 크리에이터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V LIVE)'에 콘테츠를 결합해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핀테크 사업도 공들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금융청(FSA)에 암호화폐 거래업 등록을 신청하는 등 열을 올리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인 ‘비트박스’를 오픈했고, 자체 암호화폐 ‘링크’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에는 국내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블록체인 앱 파트너사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5조5869억원, 영업이익 9425억원, 순이익 63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9.4% 늘고, 20.1%, 17.4%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070억원 안팎으로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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